포커스: 학부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안)


선진화 그리고 대학원

3월 24일(화) 열린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안) 관련 대학원생 설명회
3월 24일(화) 열린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안) 관련 대학원생 설명회


  2월 26일(목) ‘학부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안(이하 계획안)’이 발표되었다. 이 계획안은 “학생 중심 교육체계로 학사 구조 혁신”이라는 명목하에 ▲학과제 폐지 ▲2학년 1학기 이후 전공 선택 ▲Academic Advisory System 도입 등을 골자로 단과대학별로 신입생을 뽑는 구조를 그리고 있다(더 보기 1 참조). 이 계획안이 발표되자마자 중앙대는 학내외 뜨거운 감자가 되었고, 많은 “말들이 쏟아”졌다. 3월 13일(금) 김병기 기획처장은 중앙인 커뮤니티를 통해 계획안 발표 후 교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의견수렴을 하고 있다고 전하며, 수렴된 의견 중 일부를 반영한 수정 계획안을 공지했다. 수정 계획안의 주요 변경사항은 ▲교원 소속 변경 ▲전공 선택 시기 구체화 및 별도모집 학문단위 변경 등이다. 3월 16일(월)에는 “학생중심의 교육혁신 계획”이라는 이름으로 새 수정 계획안이 올라왔다. 하지만 어떠한 부분에서 수정됐는지 정확히 명시되지는 않았다.
  3월 24일(화)에는 교무위원회 의결사항이 공지됐다. “학과/학부의 틀을 유지하며, 전공예약자를 포함한 신입생을 단과대학 단위로 광역화 모집하고, 세부사항 논의를 위해 교수와 학생 대표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다음날 25일(수)에 갑작스레 학칙 개정안이 공고됐다. “학생의 전공선택권 확대”와 “모집단위 광역화”를 주요 골자로 신입생 모집 관련 정원표기가 학부(과)에서 단과대학별로 변경된다는 내용이다. 계획안에서 ‘전공’이라고 표기됐던 부분이 ‘학과’로 수정됐지만 사실상 큰 변화는 없어 보인다. 학칙 개정안 두번째 핵심은 교육부의 ‘수도권대학 특성화 사업’ 신청 시 제출한 정원감축 계획에 따라 안성캠퍼스 정원 148명이 줄어든다는 내용이다. 이 인원은 수정 계획안에 따르면 예술·체육대학에서 감축될 예정이다.

대학원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2월 26일 발표된 계획안 자료에는 분명 대학원과 관련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PPT 자료 2페이지, 선진화 계획-전략별 실행과제-중앙틀에는 ‘학부/대학원 구조조정’이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곤 대학원 관련 계획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다빈치형 인재 육성을 위해 진학률을 11%에서 15%로 올리겠다는 목표만 제시되어 있다. 교수대표 비상대책위원회는 3월 11일 “<계획안>은 연구중심대학을 포기한 것인가”라는 이름으로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성명서에서는 “대학원에서는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이 <계획안>에 대해 본부가 그렇게 중시하는 ‘설명회’인지 ‘간담회’인지를 열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말하며 “계획안은 연구중심대학의 비전을 포기한 것이고 이에 대해 대학원생들부터 설득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응답이라도 하듯 3월 24일(화) 6시 302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는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안) 관련 대학원생 설명회’가 열렸다. 이번 설명회는 김병기 기획처장, 한상준 대학원장, 강나래 대학원 총학생회장 등과 기자, 직원, 총학생회 임원을 제외하고 약 10명 내외의 원생들이 참여했다. “이 자리를 빌어 강나래 회장님과 여러 대학원생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학부 등록금은 동결됐지만 일반 대학원의 경우 2.4% 올리는데 대승적 차원으로 합의를 해주셨다”라는 인사말로 기획처장의 설명회가 진행되었다.

어떤 질문이 오갔나


  약 40분의 설명회 이후 질의응답 시간엔 많은 질문이 오갔다. “학부 선진화 계획을 보면 취업 중심으로 되어있는데 그동안 표방해왔던 연구중심 대학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한상준 대학원장은 “연구중심 대학을 버리게 되면 방향성을 잃게 된다. 학부 구조와 상관없이 대학원 틀 안에서 연구중심대학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 원우는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한다고 하지만 지원이 이루어지는지 아쉬움이 느껴진다. 공간도 많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더 보기 2 참조). “예술이 논문으로 평가되는 부분이 아쉽다. 사회공헌을 하는 문화, 예술 전공을 대학차원에서 바라봐줄 수는 없는가?”라는 물음도 있었다. 잠시 답변에 곤란해하던 김병기 기획처장은 중대 출신 중 외부 오케스트라에 들어간 학생이 거의 없어서 학교에 두 개의 오케스트라가 있어야하는지 고려해보자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원생들이 모인 자리였지만 학부 선진화 계획에 관한 질문도 많았다. 본교 학부를 졸업하고 복수전공을 했다고 소개한 원우는 “대부분 학생이 복수전공을 하게 되면 한 수업 당 인원이 많아져 강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대책은 있는가?”라고 질문했고, 여기에 김병기 기획처장은 “310관이 완공되면 소규모 강의실과 300석의 대규모 강의실 4개를 만들 것이다. 교원 충원 계획 또한 있다. 소규모가 필요한 강의도 있지만 대규모 강의나 온라인 강의의 장점도 있다. 강의 질이나 만족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3월 26일(목)에는 “위기의 한국대학”이란 이름으로 열린 토론회가 장소사용 허가 취소로 보도에서 진행됐다(더 보기 3 참조). 계획안이 대학원에 미칠 영향에 대한 대학원생의 질문에 김누리 교수(유럽문화학부)는 “취업 중심 대학으로 가겠다는 말은 당연히 연구중심 대학을 포기한다는 의미”라고 답했다. 이번 계획안은 무엇보다 학생, 교수, 학교의 대화가 중요하고 또 절실하다고 생각된다. 3월 24일 열린 교무위원회에서 교무위원 일동은 “앞으로는 학교 발전을 위해 구성원의 의견이 다양하게 수렴되어 나가는 문화가 형성되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진정한 선진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 시기인지는 모두 알고 있는 듯 하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학내 구성원들”과 진정으로 소통하는 대학이 되었으면 한다.

 

김재연 편집위원 | kamja799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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