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혜진 / 문화예술경영학과 박사(건국대 창업기획실 조교수)

  『대학생과 부모의 기업가적 관심 이 창업의도에 미치는 영향: 문화예술계열 대학생을 대상으로』 안혜진 著 (2024, 문화예술경영학과 콘텐츠경영전공 박사논문) 

  본 지면은 학위 논문을 통해 중앙대 대학원에서 어떤 연구 성과가 있는지 소개하고, 다양한 학과의 관점을 교류하고자 기획됐다. 이번 호에서는 문화예술경영학과 안혜진의 박사 논문 『대학생과 부모의 기업가적 관심 이 창업의도에 미치는 영향: 문화예술계열 대학생을 대상으로』를 통해 문화예술 창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문화예술계열 대학생, 창업을 고민하다

 

안혜진 / 문화예술경영학과 박사(건국대 창업기획실 조교수)

 

  문화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으며, 미래를 선도할 인재의 필요성 역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화려한 시장의 이면에는 뒤틀린 고용 실태가 존재한다. 문화예술 고용시장의 종사자 대부분이 프리랜서나 임시직, 프로젝트 단위의 고용 형태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의 고용보장성이 불안정해지고 임금의 격차가 커질수록 직무만족은 낮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새롭게 떠오른 것이 창업이다.

  본 연구는 문화예술계열 대학생들을 연구 대상으로 설정하고 이들의 기업가적 관심 과 창업의도 간 관계를 탐색했다. 이때 기업가적 관심을 개인의 기업가적 관심과 부모의 기업가적 관심으로 나눠 개인적·환경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개인의 기업가적 관심은 창업, 창업동아리, 크라우드 펀딩, 창업공모전 등 창업과 관련된 경험을 의미하며 부모의 기업가적 관심은 자녀가 기업가가 되는 것에 대한 부모의 관심을 뜻한다. 특히 기업가적 관심과 창업의도 사이에서 계획된 행동이론(Theory of Planned Behavior, 이하 TPB)의 구성요인인 창업에 대한 태도, 주관적 규범, 지각된 행동통제가 매개효과를, 창업자기효능감(Entrepreneurial Self-Efficacy, 이하 ESE)이 조절효과를 보이는지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선행연구는 대다수가 양적연구나 질적연구 중 하나의 방법만을 택하고 있으나 TPB나 ESE는 개인의 심리를 기반으로 행동의도를 예측하려는 이론이기에 본 연구에서는 순차적 설명 설계를 활용한 혼합연구 방법을 사용해 연구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이에 요인 간의 구조적 관계를 통계적으로 검증한 이후 심층인터뷰를 활용해 문화예술계열 대학생들의 주관적 인식을 파악했으며, 산출된 자료를 바탕으로 대학생과 그들의 부모가 가지는 기업가적 관심의 경로를 탐색했다. 즉 기업가적 관심을 가지게 된 동기에서부터 창업의도에 이르는 결과까지 통합적으로 살펴보고 어떠한 과정을 거쳐 메커니즘을 형성하는지 이해하려는 목적이라 할 수 있다.
 

  경험의 ‘질’에 집중해야
 

  기업가적 관심과 창업의도 간 TPB 요인의 매개효과를 검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창업에 대한 태도, 지각된 행동통제, 주관적 규범은 모두 창업의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모의 기업가적 관심과 창업에 대한 태도, 본인의 기업가적 관심과 창업의도, 부모의 기업가적 관심과 창업의도와의 관계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독립변인인 본인의 기업가적 관심과 부모의 기업가적 관심은 매개변인과 유의미한 영향이 존재하나, 종속변인인 창업의도와는 유의한 영향관계가 부재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즉 본인과 부모의 기업가적 관심이 창업의도에 미치는 영향이 완전매개모형을 따르며 특정 매개변인을 통해서만 영향이 발현됨을 의미한다. 완전매개모형에서는 독립변인과 종속변인 사이의 관계가 매개변인을 통해서만 나타난다. 본 연구에서는 본인의 기업가적 관심과 부모의 기업가적 관심이 창업의도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이 없으며, 그 영향이 매개변인을 통해서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이는 완전매개모형에 부합한다. 반면 부분매개모형에서는 독립변인이 종속변인에 미치는 영향이 일부 매개변인을 통해 나타나고, 나머지는 직접적인 영향으로 나타난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부분매개모형의 형태가 발견되지 않아 TPB 구성요인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본인의 기업가적 관심은 창업에 대한 태도, 주관적 규범, 지각된 행동통제를 매개로 창업의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문화예술계열 대학생이 기업가적 관심이 있는 경우 창업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 창업을 포함한 기업가적 경험에 대해 주변인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할 것이라는 인식, 창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신념을 높임으로써 창업의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본 연구는 개인의 기업가적 관심이 과거의 관련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됐다고 가정했으므로 이에 따르면 창업의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과정은 결국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할수 있다.

  한편 부모의 기업가적 관심은 주관적 규범과 지각된 행동통제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창업에 대한 태도와는 무관한 것으로 결과가 도출됐다. 문화예술계열 대학생이 부모의 경험을 통해 간접적으로 창업에 대한 경험과 인식을 하고, 자녀가 기업가가 되는 것에 대해 부모가 관심을 가지더라도 이러한 상황이 창업에 대한 태도로 반드시 연결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요인 간 관계의 내재적 의미와 맥락을 깊이 있게 살펴보고 명확하게 정량적 결과를 해석하고자 해석현상학적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본인의 창업 경험이 있는 대학생 중 창업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와 능동적인 도전의식을 지닌 이들은 창업 과정에서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이 있었다. 이는 긍정적 태도와 능동적 도전의식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관련 경험의 유무보다도 이 경험을 통해 유의미한 태도와 의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함을 역설한다. 반면 부모의 기업가적 경험을 통해 간접적으로 창업에 대해 인식한 이들은 상대적으로 자아성찰이나 자신감 확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드물었다. 이 때문에 창업을 막연하게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개중에는 부모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경제적·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사례도 다수 존재했다. 또한 대학생 본인이 관련 활동을 통해 기업가적 관심을 가지게 된 이들은 문화예술창업에 대해 경영활동으로 이해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부모의 기업가적 관심을 통해서는 경영활동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인식의 메커니즘을 보였다. 더불어 부모의 기업가적 관심과 주관적 규범과의 관계에서도 부모의 기업가적 관심 유무만으로는 인과관계를 명확히 파악할 수 없었으며, 부모가 창업에 성공 또는 실패한 결과를 지켜보며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 대학생의 감정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만 요인 간 영향관계가 명징해진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전문창업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본인의 기업가적 경험을 토대로 기업가적 관심을 가진 문화예술계열 대학생의 ESE와 관련한 질적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창업 이전 스스로의 성향을 내성적·감성적·회피적 등 부정적으로 인식한 이들일지라도, 기업가적 경험을 통해 긍정적 변화를 겪으며 기업가적인 관심을 가지게 된 사례가 상당히 존재했다. 또한 자신의 성향에 대해 주도적·적극적·리더십 등의 긍정적 단어로 표현한 이들 또한 기업가적 경험을 거치며 긍정적 성향이 더욱 강화됐다고 했다. 특히 감정적인 성격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변화했다고 말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기업가적 경험에서 나타난 기업가적 관심이 ESE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부모의 기업가적 경험이 있는 이들은 부모를 사업의 선행경험자로 인식하며, 사업과 관련된 기술이나 비결 등 노하우를 제공받으리라 기대하는 정도로 파악했다. 그러나 이에 비해, 문화예술창업에 대해 전문적인 교육이나 가이드가 제공된다면 창업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들은 다수였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문화예술계열 대학생들의 니즈와 현실에 부합하는 전문교육을 제공한다면, 기업가적 경험이 있는 문화예술계열 대학생들은 전반적으로 문화예술창업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문화예술계열 대학생들은 문화예술 고용시장의 낮은 소득과 불안한 처우로 창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으나, 대학교에서의 교육으로는 창업에 대한 실무적 지식을 배우는 데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따라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무형·맞춤형 교육이 제공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대학교 간 긴밀한 협의가 진행돼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문화예술계열 대학생의 창업의도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변수의 관계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가정하에 요인 간 연관성과 영향 관계에 대해 심층적으로 검증했다. 이러한 문화예술 분야의 우수한 미래인력을 양성하고 문화예술창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실질적 방안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으며, 창업교육을 설계할 때 핵심적으로 살펴봐야 할 주요 요인과 교육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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