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보상과 이연된 보상
 

  인터넷에서 여러 동영상을 접하다 보면 동물의 행동 교정과 관련한 영상을 가끔 마주치게 된다. 그 영상의 내용을 간략히 읊어보면, 어떠한 개나 고양이가 문제 행동을 일으키면 노련한 훈련사에 의해 그들의 행동이 교정되는 식이다. 동물의 행동문제와 관련한 교정 메커니즘을 간소화해보면 매우 단순한데, 올바른 행동에 대해서는 보상을 주고 문제 행동에 대해서는 벌을 주거나 보상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구체적인 교정 방식은 전문적인 분야이지만, 과정은 앞서와 같이 적절한 보상체계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보상체계에 따른 행동의 변화는 인간에 비해 사고과정이 단순한 동물에게만 적용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실상은 인간도 보상을 좇아 살아간다. 다만 보상의 종류를 살펴볼 때 동물의 경우 식욕을 자극하는 먹이를 통한 보상이 주를 이루지만, 인간에게 있어서 보상은 그 종류가 매우 다채롭다. 이와 관련해 문제가 되는 것은 스탠퍼드 대학교의 정신과의 애나 렘키(Anna Lembke) 교수가 《도파민네이션(Dopamine Nation)(2022)》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SNS 등을 통한 즉각적인 쾌락이 사람들의 보상체계를 망가뜨리는 것이다. 즉, 사람들은 동물과 달리 다양한 보상들을 마주할 수 있으며, 그 속에는 건전한 보상과 불건전한 보상이 혼재돼 존재하므로 올바른 보상을 보상으로 여기도록 본인은 잘 다스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있어서 건전한 보상이란 즉각적으로 주어지는 보상이 아니라 이연된 보상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별다른 노력 없이 얻어지는 보상이 아니라 일정 시간 혹은 기간을 들였을 때 얻어지는 보상이 건강한 보상이라는 말이다. 예를 들면, 술, 담배, 마약 혹은 SNS 등은 즉각적인 중추신경 자극을 통해 빠르게 쾌락을 주는 반면 장기적으로 사람들의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독서, 학습, 일의 성과 등은 보다 오랜 노력을 들여야 하고 그 보상은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이연된 보상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 이연의 정도가 심화될수록 더욱 건전한 것인지에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얘기해 볼 수 있는 것이 ‘학계에서의 성취’이다. 생각건대, 학계에서의 삶이란 다른 분야와 비교할 때 보상을 위해 인내해야 하는 시간이 일반적으로 더욱 길다. 작은 성과라도 얻기 위해선 오랜 연구와 노력이 요구되며, 그 요구가 너무 과한 나머지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학계에서의 삶이 다른 분야에 비해 더 건전한 보상을 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쉽게도 그 결과가 이연될수록 더 건전하고 좋은 보상이라는 연구 결과는 없다. 그럼에도, 학계에서 연구를 통해 성과를 지향하는 것이 건전한 보상을 추구하는 삶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므로 비록 오늘의 연구가 힘들지라도 많은 연구자들이 꿋꿋이 건강한 보상을 추구해 나가길 바란다.
 

방상현 편집장  mm206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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