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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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토론문] 민관협력, 뮤지컬 생태계에 득이 될까, 독이 될까임대근 / 한국외대 융합인재학부 교수
김한주 편집위원  |  auchetec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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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9호]
승인 2021.08.31  16: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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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협력, 뮤지컬 생태계에 득이 될까, 독이 될까

 

 임대근 / 한국외대 융합인재학부 교수

 

  공연콘텐츠는 독립적인 장르콘텐츠다. 무대에서의 실연이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작 비용은 높지만 유통과 소비의 시간은 한정돼 있어 고비용·고위험 문화산업에 속한다. 공연콘텐츠는 문화예술로서의 가치를 동시에 갖고 있다. 예술을 향유하고 싶은 인간의 욕구는 무대를 매개로 한 직접적인 교감을 통해 정서적 충족의 결과를 얻어낸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공연콘텐츠의 더욱 높은 수준을 지향하게 되고, 기획 및 제작자는 이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과제를 짊어지게 된다.

  김선미의 연구가 주목하는 뮤지컬도 다르지 않다. 뮤지컬이 영국이나 미국 등의 ‘선진국 작품’을 수입해 ‘오리지널’과 ‘라이선스’ 형식으로 무대를 만드는 까닭이다. 연구자는 이 틈을 파고들면서 문화산업이자 예술작품이라는 이중 정체성을 가진 뮤지컬의 문제를 드러낸다. 오리지널과 라이선스를 넘어서서 독창적이면서도 수준 높은 무대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창작뮤지컬에 대한 필요가 제기된다. 그러나 창작뮤지컬은 예의 고비용·고위험이 라는 근본 문제를 안고 있다. 연구자는 창작뮤지컬을 위해 이른바 ‘민관협력’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즉 민간이 필요로 하는 창작을 위해 공공기관이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콘텐츠는 기획·제작·유통·소비에 이르는 산업의 흐름과 정책 등 부가 요인이 뒤얽히면서 가치사슬을 창출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시장에 문제가 없다면, 즉 시장실패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공공의 요구는 크게 고려되지 않거나 오히려 시장의 요구에 편입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원인에서든 시장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시장 바깥을 향해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오늘날 한국의 뮤지컬은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

  연구자는 공연예술, 즉 뮤지컬을 산업과 정책의 결합체로 간주한다. 그 이유는 뮤지컬이 근본적으로 “예술성과 정신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산업인데, 시장이나 정부 한쪽이 주도할 경우 둘 다 실패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시장실패와 정부실패의 가능성을 방지하고 서로의 역할을 보완하는 완충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뮤지컬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 질문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뮤지컬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산업이자 예술이다.

  여기에 정부의 역할을 더하면 뮤지컬은 산업이자 예술이면서 공공콘텐츠가 돼야 한다. 이에 대한 분명한 정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뮤지컬에 접근하는 각 주체의 요구를 충분히 수렴할 수 없게 된다. 다시 말하면 뮤지컬을 통해 이윤을 남기려는 주체와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을 만들려는 주체 사이에 공공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려는 주체가 개입하고, 각 주 체의 요구 사이에 ‘갈등’이 벌어질 개연성이 커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뮤지컬의 기획과 제작 행위가 “정부, 문화시장, 시민사회 등을 포괄하는 참여자 간의 동반자 관계” 속에서 이뤄지고 그 궁극적인 목적이 “공공성과 예술성 회복”에 있으며, 이른바 ‘민관협력’ 뮤지컬은 “문화거버넌스를 실현할 방법의 하나”이자, “공공과 민간 파트너십은 공연예술 생태계에서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안”이라는 주장은 뮤지컬의 정체성과 관련해 더욱 첨예한 논란을 만들어낸다.

  첫째, 시장의 역할을 정부가 가져가 버릴 수 있다. 정부에 대한 의존은 뮤지컬 시장의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지 못하면서 자생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 예컨대 1990년대 이후 대만의 영화시장처럼 정부의 과도한 지원이 오히려 예술 생태계를 망쳐버린 사례도 적지 않다. 둘째, “정부는 언제나 옳은가”라는 윤리적 물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아무리 정직한 정부라도 문화예술을 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로 활용하려는 유혹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셋째, “정부의 태도는 일관되는가”라는 지속성에 관한 물음이 제기된다. “장기적 파트너십을 이루지 못하고 단발성 사업만을 반복해 왔다”라는 연구자의 고백은 이에 대한 상징적인 답변이다.

  문화예술향유권·문화예술복지·문화거버넌스 등의 개념이 뮤지컬에 대한 공공의 개입에 충분한 명분을 가져다준다고 해도, 결국 민관협력을 주장하는 입장은 “뮤지컬 제작 환경의 불확실성을 제거”해 “공동제작 방식으로 투자를 성공적으로 확보”하려는 목적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 중 하나가 최근 웹툰 등에서 자주 활용되고 있는 브랜드 콘텐츠(Branded Contents) 개념을 활용하는 것이다. 연구자가 분석한 사례 중에는 〈세종, 1446〉(2019)이 이에 해당한다. 공공부문의 브랜드 이미지 전략에 의한 ‘브랜드 뮤지컬’ 개념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민간이 공공의 위탁을 받아 창작뮤지컬을 기획·제작할 수 있고, 시장실 패에 대한 불안도 다소 줄어들 수 있다.

  뮤지컬 시장은 관객의 협력을 통해 예술과 산업을 만들어낸다. 지금 한국의 뮤지컬 시장은 스타 마케팅에 주로 의존하면서 발생하는 난제를 공공에 기대어 풀어내려 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 관객, 공공이 모두 상호 혜택을 거둘 수 있는 틀이 만들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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