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서 / 교육학과 박사

 

 문화예술교육자의 삶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

 

■ 문화예술교육에 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처음엔 문화예술교육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당시에는 융· 복합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왔었고, 문화예술교육이라는 단어도 생소할 때였다. 대학교 1학년 재학 중 우연히 한 재단에서 문화예술교육을 하게 됐다. 수업 내용은 전공 영역에서 바라보는 기능 중심의 교육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뤄졌다. 아이들이 너무 즐거워했고, 당시 강사로 활동했던 필자도 엄청난 뿌듯함을 경험했다. 그때부터 예술교육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이 생겼다. 또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예술의 벽을 허물고 일상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매력에 일찍이 문화예술교육과 관련된 일들을 해왔다.

 

■ 연구방법론으로 ‘내러티브(Narrative) 탐구’를 선택한 이유는

 

  내러티브는 질적 연구 방법 중에서도 연구참여자의 삶을 통시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연구 방법이다. 본 연구에서는 문화예술교육사들이 예술교육 활동을 하면서 경험한 교육적 의미를 탐색하고자 했다. 내러티브는 개인의 삶을 살아가고(Living), 말하고(Tell), 다시 말하고(Retelling), 다시 살아가는(Reliving) 연구자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연구방법이다. 함께 같은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강사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고, 이는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경험했던 생각과 가치들을 정리하고 스스로를 성찰할 방법이기도 했다.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강사들의 삶을 통해 교육의 방향을 말하고 싶었다.

 

■ 예술가교사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는

 

  성찰하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질문을 던지고 의미를 창조하고 연계하는 모든 부분이 예술을 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이지만, 사람들이 경험하는 예술에는 결국 스스로의 일상을 성찰하는 눈이 필요하다. 소소한 일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자기화하느냐에 따라 일상의 공간이 새로운 공간으로 바뀌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는 삶의 원동력으로서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성찰의 과정은 단순히 예술교육을 하는 예술교육자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부분인 것 같다.

 

■ 인상 깊었던 ‘이야기’가 있다면

 

  민다래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일명 ‘생계형 예술가’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그가 보여주는 배우의 모습 안에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이 녹아있었다. 그녀는 예술교육 활동과 공연을 병행하며 단순히 개인을 위한 일들을 하기보다, 자신의 주변 지역 예술가들에게 정보를 제공했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교육워크숍이나 프로젝트를 함께 하기도 했다. 또한, 문화예술교육의 긍정적인 측면을 학교와 지역기관들에 전파하는 일도 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삶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을 이어가며 주변 사람들의 행복과 안녕을 염원했다.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점차 타인에 관한 관심과 공유적 가치에 대한 역량이 개발된 연구참여자였다.

 

■ 예술교육에서 앞으로의 과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상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다 우리가 침묵하고 있던 이야기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도 한다. 예술교육은 사람들의 삶을 공유하고 새로운 방법으로 해석할 수 있는 잠재적인 가치를 지닌 매체다. 누구나 예술을 행할 수 있고, 향유할 수 있다. 아직은 예술이라는 단어가 ‘예술적인’ 영역에 머물러 그 가치와 즐거움을 공유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일상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예술로 녹일 수 있는 다양한 시도들이 진행되길 바란다. 학습은 평생의 여정이다. 지금까지의 저축식 학습이 주는 따분함을 뒤로하고, 즐기며 상상할 수 있는 예술교육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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