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지 / 신문방송학 박사

[중앙아카데미아] 『디지털 뉴스의 가치가 공유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이은지 著 (2019, 신문방송학과 박사논문)

본 지면은 학위 논문을 통해 중앙대 대학원에서 어떤 연구 성과가 있는지 소개하고, 다양한 학과의 관점을 교류하고자 기획됐다. 이번호에서는 신문방송학과 이은지의 박사 논문 『디지털 뉴스의 가치가 공유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가치기반수용모델을 중심으로』를 통해 디지털 기술과 서비스를 받아들이는 수용자들이 알고리즘을 파악하는 것의 중요성을 짚고 뉴스의 능동적인 이용 방법을 고민해본다. <편집자 주>

 

 
 

우리는 지금 뉴스를 어떻게 소비하고 있는가


이은지 / 신문방송학 박사


  ‘개인화’가 온라인 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현대사회는 ‘검색의 시대’에서 ‘나만을 위한’ 정보의 개인 맞춤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포털에서 제공하는 뉴스 또한 사용자 패턴을 분석해 추천 뉴스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추세다. 특히 2015년에 개발된 카카오 ‘루빅스(RUBICS)’와 2017년에 개발된 네이버 ‘에어스(AiRS)’는 우리가 보는 뉴스를 추천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포털의 뉴스 제공 방식이 개인화 방향으로 변화하면서 뉴스 소비 또한 개인화되고 있다. 본 연구는 현재 이용자들이 자신에게 제공되는 뉴스에 어떤 인식을 갖고 있으며, 디지털 기반 뉴스를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모바일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발전한 디지털 미디어 환경은 참여 주체의 적극적인 공유와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진화한다는 점에서 이전 환경과 구별된다. ‘생산’과 ‘소비’를 두 축으로 뒀을 때,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형성된 뉴스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전통적인 시장 구조의 붕괴다. 생산적인 측면에서 보면 수직적 분업구조가 붕괴되면서 배타적 지위를 갖고 있던 언론사는 콘텐츠 공급자로 변화했다.
과거 1990년대에는 누군가가 작성해놓은 카테고리와 디렉토리를 이용해 정보를 찾는 데 익숙했다. 하지만 인터넷이 성장하고 정보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그 규모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검색시장은 1997년 ‘구글(Google)’의 등장과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검색속도와 정확성의 수준을 올려놓은 구글과 함께 등장한 것이 바로 ‘추천서비스’다. ‘추천시스템(Recommender Systems)’은 오래전부터 수많은 웹사이트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었다. ‘아마존(Amazon)’의 전자상거래서비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등에 한정됐던 초기와는 달리 오늘날 현대 일상 곳곳에 ‘추천’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뉴스생태계에도 적용돼 ‘찾아서 보는 뉴스’가 아닌 이용자가 관심 있는 주제의 뉴스를 제공하는 ‘큐레이션 저널리즘(Curating Journalism)’이 디지털 뉴스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디지털 뉴스의 새로운 가치

  2018년 5월, 구글과 네이버 모두 편집자에 의한 뉴스 편집을 없애고 100% 알고리즘에 의한 맞춤형 뉴스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다른 이용자들의 관심 뉴스를 특성에 맞게 배열해 각 개인들이 보고 싶어 하는 뉴스를 중심으로 더 많은 뉴스 소비를 이끌어내는 전략이다. 뉴스 소비 전략의 하나로 디지털 뉴스 정책들이 변하면서, 단순히 새로운 기술 도입의 측면이 아닌 소비의 측면에서 디지털 뉴스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연구자는 이를 위해 ‘가치기반수용모델(Value Based Adoption Model, VAM)’을 중심으로 디지털 시대에서 뉴스의 가치와 행위를 연결해 살펴봤다.
  먼저 디지털 기반 추천시스템의 이용자들이 느끼는 ‘편익’과 그에 따른 ‘희생’으로 나눠, 뉴스 가치와 이용자 행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이때 편익은 디지털 기반 뉴스의 ‘유용성’과 ‘즐거움’이었다. 희생은 이용자들이 인지하고 있는 개인정보 등에 대한 ‘위험성’과 인지된 편향으로 실제 존재하지 않는 합의를 존재하는 것으로 잘못 지각하는 ‘합의 착각’으로 나타났다.
  또한 뉴스 추천 알고리즘 서비스를 바탕으로 국내 포털 사이트 뉴스의 이용자들은 기사 배열과 기사 가치에 의해 디지털 뉴스가 추천된다고 판단했다. 이때 기사 배열은 좋은 기사의 판단기준이 기사 길이 및 기사 구성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연구자는 기사 길이를 판단할 수 있는 기사 유형과 기사 구성, 기사 가치로 형성된 디지털 뉴스 소비 행태가 뉴스의 공유 및 확산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살펴봤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디지털 뉴스 수용행위의 형식적 가치는 ‘최근 사건/이슈에 대한 사실보도’ ‘주요 현안을 장기 취재한 심층보도’ 등의 보도유형보다 ‘사진만 있는 기사’ ‘동영상만 있는 기사’ 등과 같은 기사 구성에 더욱 많은 영향을 받고 있었다. 또한 내용적 가치의 경우 ‘믿음/신뢰’ ‘정보/소통’ ‘차별/검증’ ‘재미’가 유의미한 결과로 나타났다. 기존 뉴스의 가치와 함께 ‘정보/소통’ ‘차별/검증’의 새로운 뉴스 가치가 디지털 뉴스에서 중요하게 생각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관계 중심의 뉴스 소비

  온라인에서의 뉴스 공유 행위는 전형적인 ‘정보 확산’ 현상일 뿐 아니라 ‘관계적 커뮤니케이션’ 현상이라 해석할 수 있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뉴스를 타인과 공유하는 이유는 ‘타인과의 공감대 형성’과 ‘타인과의 관계 유지 및 향상’에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용자들은 뉴스를 재가공하고 자신의 의견을 추가해 타인들과 공유함으로써 그들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소셜미디어 환경에서는 한 기사가 얼마나 공유되는지를 의미하는 ‘공유가치(Shareworthiness)’가 기존의 ‘뉴스 가치(Newsworthiness)’를 대체하는 새로운 개념이라고 논의될 정도로 뉴스의 소비·확산은 관계에 집중돼있다.
  포스팅을 통한 공유 행위는 소셜미디어의 등장과 함께 확산된 새로운 뉴스 이용 형태로 자리 잡아 다른 디지털 뉴스 이용자들에게 뉴스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좋아요’ ‘추천하기’ 등 뉴스에 대한 반응을 남기는 행위처럼 뉴스 이용자들은 다른 소비자들이 어떤 뉴스를 볼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주는 일종의 편집자 역할을 부분적으로 수행한다. ‘댓글 달기’ 또한 댓글을 남기는 과정을 통해 뉴스의 내용에 대한 개인의 의견을 남기는 것으로, 개인 뉴스 소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많은 언론사는 소셜미디어 상에서 이용자들이 뉴스를 공유하는 행동에 주목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지털로 공유되는 뉴스는 새로운 사회적 의미와 함께 담론을 형성 및 소비하며, 역동적인 뉴스 확산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큰 틀이 필요해졌다.
  이러한 디지털 미디어 환경의 뉴스 확산 과정은 보편적 다원주의를 적용한 ‘밈(Meme)’이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밈’이란 한 사람이나 집단에게서 다른 지성으로 생각 혹은 믿음이 전달될 때 모방 가능한 사회적 단위를 의미한다. 즉 미디어에서 미디어로 콘텐츠가 공유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기 복제의 한 종류라 할 수 있다. 디지털 뉴스는 사회이슈가 발생할 때 이슈에 대한 핵심내용인 밈을 통해 디지털 미디어로 빠르게 확산된다. 관계중심적인 밈은 SNS를 통해 공유·복제되는 뉴스 확산을 설명한다.

디지털 시대의 뉴스 소비가 예측하는 나

  인간은 서로의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수용, 배척, 고려, 조정, 무시, 이해하면서 사회와 소통·교류한다. 인간의 소통 욕구가 바로 인류 문명사의 원동력이었다. 이러한 인간의 소통 욕구는 디지털 시대의 뉴스 확산 환경에서도 여지없이 나타나고 있다. 이 현상은 단순한 공유나 소유, 소통이 아닌 개인의 담론을 담아내면서 여러 가지 형태로 변화 및 확산되는 디지털 시대의 소비 행태를 보여준다.
  최근 공들여 취재한 양질의 콘텐츠가 아니라 찍어내듯 만들어 내는 이슈 검색어 기사들이 조회 수 상위에 오르며 소비자들을 유혹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어떠한’ 뉴스를 ‘왜’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소통과 공유 그리고 디지털 뉴스의 소비와 함께 디지털 뉴스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는 알고리즘에 의한 추천 뉴스 내용 역시 경계가 필요하다. 편리성과 효율성 그리고 나와 다른 생각을 보기 불편해하는 관점을 잠시 접어두자.
  대신 나의 생각을 거대 빅데이터에 조종당하지 않고 관점의 양극화를 벗어남으로써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관계중심으로의 확산을 통한 뉴스 소비는 내 관심사가 다른 사람에게도 알려지기 원하는 ‘호모 커뮤니쿠스(Homo Communicus)’의 특징을 담고 있다. 하지만 어떤 뉴스를 누구에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함께 내가 보고 있는 뉴스의 특징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한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어떠한 뉴스를 보고 있는가.

 

 

저작권자 © 대학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