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종교의 쇠퇴]

 

줄어드는 종교인

 

 필자가 중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주말이면 교회나 성당에 나가는 친구가 반에 세 네명쯤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종교 때문에 주말 일정을 비워두는 사람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 같다. 단순한 체감이 아니었다. 통계조사 결과 2010년대를 전후로 한국을 포함한 서구 사회의 종교인 비율은 급감했다. 본래 한국은 종교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국가가 아니긴 하지만, 그럼에도 무종교인의 비율이 과반수를 넘었다는 것은 괄목할 만하다.

 근대 이후 사람들의 일상에서 종교가 과학기술에 자신의 자리를 빼앗긴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산업혁명은 200년도 더 전에 일어났다. 종교인의 수가 이토록 급감하기 시작한 것은 근래의 일이다. 종교계에서는 이미 이 문제를 파악하고 분석, 개선하려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정치·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변화한 대중들의 인식과 종교 교리의 충돌이 가장 큰 원인이다. 종교에서 금기시해왔던 동성애, 낙태를 대중들은 더 이상 죄로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오랫동안 지속된 경기침체에 대하여 종교가 위안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 역시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교회, 절에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적인 것에 대한 인간의 근원적인 궁금증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제도 종교가 시대에 맞춰 새로운 모습을 갖추게 될지, 혹은 포교가 아닌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는 것에 집중할 지,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현승 편집위원 | tbvjgustm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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