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와 세계]

 

사진적인 것

 

  포스트모더니즘에서 예술가들은 규칙을 파괴하고, 매체적 변화와 미술 장르의 융합을 적극 수용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작가들은 각 매체만이 가진 고유성을 탈장르화 된 현대미술에 온전히 융합시킬 수만은 없는 부분을 발견하고, 그 고유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사진’이라는 매체는 지금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매체이다. 특히 오늘날 우리 신체의 일부와도 같은 휴대전화 카메라를 통해서도 매일같이 수 백, 수 천개의 이미지가 생성되고, SNS 등으로 배포되며, 재생성되는 등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간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사진 매체에 창의적으로 접근하고, 실험적으로 탐구하는 예술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규식 작가의 작업은 제목부터 〈원근법 실험〉이다. 이 작업은 이미지를 구성하는 원리 중 하나인 ‘원근법’에 대해 의문을 가지면서, 원근법의 불완전함을 드러내고자 실험한다. 카메라가 만들어 내는 원근법은 우리가 바라보는 시각에서의 원근법과 다르다는 것을 전면에 드러냄으로써 사진 장치들의 광학적 원리에 대해 도전한다. 이렇듯 예술가들을 통해 기존의 예술적 틀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작업의 결과물을 발견할 수 있다.

 

이소민 편집위원 | sominsophia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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