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예림 / 국어학 박사

 

문장과 담화, 그 경계에 선 문장부사어

 

안예림 / 국어학 박사 

 

■ 해당 연구를 설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석·박사 재학 중 전공은 통사론이었지만, 대학원에서 ‘담화텍스트’와 ‘의미화용론’ 수업을 수강할 기회가 많았다. 수업을 수강하며 통사 단위이지만 담화와의 관계에서 해석되는 문장부사어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문장부사어는 문장 성분 중 하나지만, 다른 문장 성분과 달리 문장 내부에 위치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의 경계에 위치한다. 그렇지만 문장부사어가 문장과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고 문장을 해석하는 것에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통사적 관점에서의 문장부사어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연구를 설계하게 됐다.
  문장부사어는 외연이 매우 큰 범주이기 때문에 문장부사어에 해당하는 개별 형식들을 설명할 수 있는 공통적 특징을 찾기가 어렵다. 문장부사어는 하나의 품사 부류가 아니기 때문에 단어보다 큰 단위도 포함된다.  또한 개별 부사어들의 의미와 기능이 달라 이질적인 것처럼 보이는 부사어들을 포괄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러한 부사어들이 문장을 이해하고 해석하기 위한 부가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므로 이들을 문장부사어라는 범주 아래에서 유형화해 설명하려는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

■ 말뭉치 자료 활용의 의의는 무엇인지
  
실제적인 한국어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 국립국어원에서 구축한 대규모 말뭉치 자료를 활용했다. 그중에서도 문어 말뭉치와 구어 및 일상대화 말뭉치에 나타난 문장부사어를 검색해 분석했다. 문장부사어는 문장 하나만으로 의미와 기능을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문장부사어가 사용된 문장의 앞, 뒤 맥락이 함께 필요하다.
  일반적인 통사론 연구와 같이 체계문을 예문으로 제시하기 위해서는 문장의 전후 맥락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이 경우 연구자의 주관적 해석이 예문에 반영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만들어진 자료가 아닌 실제적인 자료를 활용하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화자가 어떤 의도에서 문장부사어를 사용했는지를 보다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고, 기존 연구에서 포착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기능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도 말뭉치 연구의 장점이다.

■ 문장부사어 연구의 의의는
  문장부사어는 통사론의 연구 대상이면서도 담화화용론의 연구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문장부사어가 문장을 수식하는 것이라고 할 때 문장부사어를 문장의 일부로 볼 것인지, 문장을 넘어서 문장 밖에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게 된다. 그 이유는 문장부사어가 문장과 담화의 경계에 놓이기 때문이다.
  문장 연구의 측면에서 볼 때 문장부사어 연구는 문장을 해석하고 문장의 구조를 분석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우리가 실제로 말하는 문장은 정돈되지 않고 복잡한 경우가 많다. 복잡한 문장에서 필수적인 문장 성분들을 분석하고 난 후, 남은 것들이 무엇인지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때, 문장부사어의 개념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담화 연구의 측면에서는 문장부사어를 통해 앞이나 뒤에 올 내용을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연어 처리와 인공지능 데이터 구축에도 활용 가능하다.
  사진의 일부만으로 주변 모습을 예측해 빈 부분을 채워주는 기술처럼 문장부사어로 파악되는 정보를 통해 하나의 문장만 있어도 더 큰 텍스트를 생성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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