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와 세계]

 

개념미술과 사진

 

  사진이라는 매체가 ‘미술’이라는 영역 안으로 들어가게 된 여러 이유 중 하나로 ‘개념미술’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개념미술은 작품의 아이디어와 개념을 통해 관람자에게 생각의 전환을 꾀한다. 1960년대에 뉴욕을 중심으로 앤디워홀과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 팝아트 작가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대중적 이미지를 활용해 실크스크린 또는 포토콜라주 등의 방식으로 기존의 규범에 비판적 시각을 담아 표현했다. 이에 사진이 제도 및 기관 안에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더불어 개념미술작가들이 사진을 활용함에 따라 사진은 예술적 표현이 유효한 매체로 수용됐으며, 나아가 개념미술은 사진이 제도 안으로 들어가도록 가교역할을 했다.

  모더니즘의 사조가 팽배했던 시기가 지나면서, 사진은 개념미술에서 주요한 표현매체로 받아들여졌다. 사진을 통해 미술의 존재와 작동방식에 대한 재고가 가능해진 것이다. 또한 “사진을 이용한 개념미술은 사진이 의미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방식에 관한 것이다”라고 토니 고드프리는 주지한 바 있다. 이처럼 개념미술에 있어서 사진의 활용은 그간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시도였으며, 이는 현대미술에서 사진의 지위와 함께 다양한 표현매체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이들은 팝아트와 개념미술이 등장하기 이전의 사진은 오로지 현실을 재현할 뿐이라는 믿음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사진이 ‘지금, 여기’를 반영한다고 해도 객관적인 사실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인가에 관해 회의적이었다. 이에 사진을 활용한 개념미술가들은 사진이 사실만을 재현한다는 믿음의 모호함을 드러내기 위해 사진의 촬영부터 인화까지 전 과정을 고민하고, ‘사진이 곧 현실이다’라는 믿음의 이유를 규명하고자 노력했다.

 

이소민 편집위원 | sominsophia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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