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춘 / 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장

[인공지능 혁명과 산업 변화]

오늘날 인공지능은 가장 빠르게 발전 중인 기술 중 하나이다. 알파고와 챗GPT(ChatGPT) 등 각종 미디어에서 관련 기술들을 접하고 있긴 하지만, 대중들이 해당 기술에 대해서 알고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다. 이에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의 기본적인 의의와 더불어 본 기술이 산업계와 일자리에 미칠 포괄적인 영향 등을 살펴볼 것이다. 또한, 현재 인공지능 기술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새로운 기술들이 더 적극적으로 활용될 미래에 대해서도 고민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우리가 경험하는 인공지능 ② IT산업과 만난 인공지능 ③ IT 인공지능 기술과 음식의 만남 : 푸드테크 ④ AI 일자리 위협에 대한 대응
 

인공지능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권희춘 / 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장


  컴퓨터와 같은 기계는 인간에 비해 제어·연산 등의 능력이 뛰어나지만,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인지·추론·판단 등의 능력은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러한 사람 고유의 능력을 컴퓨터에서 구현해 보고자 시작된 것이 인공지능이다. 1956년 존 매카시 (John McCarthy)가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유사한 학문은 그 이전에도 존재했다. 1943년 워런 맥컬로치(Warren McCulloch)와 월터 피츠(Walter Pitts) 에 의해 사람의 뇌를 기반으로 하는 연구가 있었으며, 1950년에는 튜링 테스트(Turing Test)로 잘 알려진 앨런 튜링(Alan Turing)에 의해 생각하는 기계를 검증하기 위한 실험도 이뤄졌다.

인공지능의 역사 개괄

  인공지능의 역사는 크게 1차 암흑기와 2차 암흑기를 중심으로 구분된다. 1956년 존 매 카시의 인공지능을 시작으로, 최초의 인공신경망 알고리즘인 퍼셉트론(Perceptron)에 뒤이어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등이 등장하면서 인공지능은 1차 부흥기를 맞이한다. 하지만 XOR(exclusive OR) 선형분리 문제와 관련한 퍼셉트론의 근원적 한계가 여러 논문에서 지적되며 인공지능 연구는 1차 암흑기를 겪게 된다. 이는 1986년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이 다층 퍼셉트론과 역전파 알고리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이어졌다.
  이후, 데이터 처리 및 성능 문제와 관련한 2차 암흑기로 침체됐던 인공지능은 1980년대 후반 월드와이드웹의 출현과 이로인한 대용량 빅데이터의 등장으로 문제점이 보완됐다. 또한, 1990년대에는 컴퓨터 하드웨어의 급속한 발전과 인공지능 병렬 프로세스 처리에 최적화된 GPGPU(General-Purpose Graphics Processing Unit) 아키텍처의 출현 등으로 고속 병렬처리가 가능해졌다. 특히 2000년대에는 인공신경망 알고리즘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딥러닝(Deep Learning)이 등장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출현한 알파고(AlphaGo)는 인공지능의 활용이 현실로 한 걸음 다가왔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현재의 인공지능은 급격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과도기로, 우리 사회 전반의 영역에서 다양하게 시도·활용되고 있다. 

인공지능의 주요 응용분야

  인공지능의 주요 응용 분야를 살펴보면 우선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이 있다. 본 기술은 인간의 생물학적인 신경 세포의 정보 처리 과정을 모방해 뇌와 유사하게 구현한 모델로, 인공지능의 가장 기본이 되는 분야이다.
  다음으로 자연어 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는 인간의 언어를 분석해서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처리하기 위한 과정으로, 컴퓨터와 사람 간에 자연스러운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분야이며 인공지능 스피커나 챗봇(Chat Bot) 서비스 등에 적용된 다.
  또한,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은 영상 전처리를 통해 인간의 시각을 실시간으로 이해하고 표현하기 위한 분야이다. 로봇으로 수집된 영상 정보를 통해 인지·판단 등을 가능하게 하며, 사람 눈의 기능을 기계에 접목해 실시간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로봇공학(Robotics)은 로봇에 관한 분야로 인공지능이 집대성된 영역이기도 하다. 로봇 설계 및 제작에서부터 인지·추론·판단 능력과 같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능을 접목하는 분야까지 다룬다.

인공지능 윤리

 최근 인공지능의 발전과 더불어 제기되고 있는 중요한 화두는 인공지능의 윤리 문제이다. 가령, 인공지능 로봇 개발자에 의해 남녀차별이나 인종차별과 같은 편향된 알고리즘이 삽입된다면 해당 인공지능 로봇은 편향된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예에서 보듯이 인공지능의 올바른 사용을 위해서는 기술적인 연구뿐만이 아닌 인공지능이 지향해야 할 윤리적 가치에 대한 올바른 정립이 필요하다. 오늘날 인공지능이 활용되는 범위는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기에 올바르지 못한 윤리가 정립된 인공지능이 사람들에게 미칠 부 정적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러한 인공지능 윤리에 대한 중요성을 세계 각국의 기관이 이해함에 따라, 2017년에는 아실로마 AI 원칙(Asilomar AI Principles)이 세워졌다. 본 원칙은 ▲5개의 연구 이슈 ▲13개의 윤리와 가치 ▲5개의 장기적 이슈 등과 같은 총 23개의 원칙을 도출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인공지능 윤리문제 해결과 관련한 접근 중 하나로서 설명가능한 인공지능(Explainable Artificial Intelligence)이 중요해지고 있다. 본 연구 분야는 인공지능의 동작 결과를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 처리 과정을 명시할 수 있도록 해,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윤리적 문제와 관련해 투명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하는 분야이다.

인공지능의 미래

  오늘날 인공지능의 발전은 많은 이들에게 걱정과 희망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앞선 인공지능의 윤리 문제와 더불어 인공지능의 발달이 일자리 소멸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부정론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 우려 사항을 파괴적인 신기술의 등장에 따라 특정 직업에 대한 시장 수요가 변하는 현상의 일종으로 바라본다면 다르게 이해할 수 있다. 예컨대, GM과 같은 제조업체들이 친환경 비즈니스에 편승해 전기자동차 생산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는 에너지 산업의 소멸을 내포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원과 관련한 시장이 화석 연료 경제에서 전기 경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줄 뿐이다.
  이와 유사하게 인공지능이 일자리에 미칠 효과를 고려하면, 인공지능이 산업 전반에 걸쳐 일자리를 오롯이 없애는 것이 아니라 직업에 대한 수요를 다만 다른 영역으로 이동시킬 것으로 여겨진다. 즉, 다른 일자리에 대한 수요를 능가해 AI 시스템을 관리할 사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이다. 한편, 긍정론의 관점에서 인공지능의 미래를 살펴보면, 자율주행 자동차, 드론, 스마트 도시,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널리 활용되며 사회 전반에 걸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빅데이터와 5G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AI는 더 많은 분야와 산업에 빠른 속도로 통합되고 산업 전반에 걸쳐 놀라운 발전과 혁신을 불러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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