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진 / 원광대 반려동물산업학과 교수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

현대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다. 이에 관련 산업시장의 규모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그 범위가 펫보험, 펫푸드, 펫캉스 등으로 다양하게 확대되는 상황이다. 이렇듯 반려동물이 우리 삶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물복지, 반려동물 교육 등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미진하다. 이에 이번 기획에서는 관련 정책과 현황 등을 살펴보고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우리의 삶과 함께하는 ② 책임지지 못한다면 ③ 세상에 나쁜 반려동물은 없으니까 ④ 변화하는 일상


함께 살아가는

김옥진 / 원광대 반려동물산업학과 교수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500만 명으로 추산되며 관련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펫코노미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반려동물 연관산업 발전방안 연구」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관련 산업 규모는 2018년에 이미 3조 원을 돌파했으며 연평균 성장률 또한 14.1%인 것을 감안해 올해 산업 규모를 4조 6,000억원, 2027년에는 무려 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려동물 산업의 규모가 이처럼 확대된 이유로는 출산율 저하와 1인 가구 증가 등이 꼽힌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가구당 1명이 되지 않는 0.78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의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약 604만으로 집계됐다. 이는 4명 중 1명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는 반려동물 프리미엄 사료, 기능성 영양제, 뷰티 및 패션제품 등을 비롯해 최근에는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 IT를 접목한 기기를 내놓았다. 이에 ‘펫코노미’ 시장은 점점 다각화 되고 있으며 중견기업들의 시장 진출도 증가하는 중이다. 반려동물 산업은 과거 반려동물 분양, 사료 및 용품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건강, 의료 영역을 비롯한 3차 산업 영역으로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또한 반려동물 동반 카페, 호텔 및 테마파크 등에 이어 캐릭터, 영화 산업 같은 문화 콘텐츠 산업으로까지 사업 영역이 확대되고 있으며 최첨단 IT기술을 활용한 기기 개발 분야도 포함되고 있다.

 
 

반려동물로 인해 달라진 우리의 삶

  최근 ‘애완동물(Pet)’과 ‘가족(Family)’의 합성어인 ‘펫팸족’이라는 용어가 자주 사용되고 있다. ‘펫팸족’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애완동물은 단순한 흥미와 취미의 대상이라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가족과 같이 함께하는 존재라는 의미로 반려동물(Companion Animal)이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한다. 이에 반려동물 산업에서 사용하는 펫코노미, 펫팸족과 같이 ‘펫’이라는 용어가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도 존재한다. 하지만 용어의 간결성과 관련 용어가 오랜 기간 통용돼 익숙한 측면도 있기에, 관련 산업에서는 주로 ‘펫’을 그대로 쓰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조사한 2019년 기준 대한민국 반려동물 보유 가구 비율은 26.4%다.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셈이다. 고령사회가 가속화되고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아끼는 펫팸족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향후 육아 관련 산업보다 반려동물 산업이 더 성장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반려동물 문화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펫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의 경향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펫휴머니제이션은 ‘반려동물(Pet)’과 ‘인간화(Humanization)’의 합성어이며, 반려동물을 친구, 가족과 같이 대하는 사회·문화적 현상을 의미한다. 펫펨족이 늘어남에 따라 이전에는 없던 고가의 제품들이 인기다. ▲유기농 프리미엄 사료 ▲반려동물 호텔 및 유치원 ▲반려동물용 브랜드 의류 ▲첨단 펫테크 기기 등 현재 반려동물 시장을 이끄는 제품들은 변화된 사용자의 수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려인의 증가와 펫휴머니제이션의 경향은 사회 전반적인 변화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반려동물 관련 다양한 정책들이 국회나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나오고, 반려인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늘어나고 있다. 또한 백화점이나 쇼핑몰, 카드사 등에서 반려동물 특화 상품이 출시되거나 아파트와 같은 주거 환경에도 반려인을 위한 전용 공간을 갖추는 곳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반려동물은 오늘날 산업이나 정책적인 영향 이외에, 개인의 삶에도 큰 변화를 가져온다. 반려동물이 사람의 건강에 주는 이점은 이미 유명하다. 반려동물이 친구나 가족과 같은 존재로 사람들의 심리적 안정과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 가정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이러한 정서 향상과 심리적 이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신체 건강 향상 효과 또한 잘 알려져 있다. 정기적인 산책 활동이나 돌봄을 위한 활동이 주인들의 건강 향상에도 기여하는 것이다.
  최근 일본의 아자부대학의 연구 결과를 통해 반려견과 양육자의 눈맞춤으로 행복호르몬인 옥시토신(Oxytocin)의 분비가 사람과 반려견 모두 증가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다른 다수의 연구에서 반려동물과의 상호작용이 스트레스 지표인 코르티솔(Cortisol) 호르몬 분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결과들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이 더욱더 행복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 삶이라는 점을 설명하는 결과들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반려동물은 사람들에게 심리적, 정서적, 신체적 이점을 주며 개인의 건강한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유럽에서는 반려동물을 사회적 자산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반려동물이 사회 구성원인 개인의 건강한 삶에 도움을 주게 돼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한다.

앞으로의 전망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늘어난 비대면 문화로 인해 반려동물에 대한 수요와 애착은 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현상은 줄어든 대인 관계로부터 오는 심리적 불안감을 반려동물이 주는 위안과 안정감으로 대체 받으려는 심리가 은연중에 작동하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반려동물 문화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 반려동물에 관한 관심도 더욱 증가하고, 펫팸족들의 반려동물 관련 아이템에 대한 소비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노령 반려동물도 늘어나면서 반려동물 영양제나 각종 건강관리 제품, 요양 관련 제품과 산업,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 산업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미래학회에서 미래 10대 전망 중의 하나로 반려동물 산업이 급속하게 팽창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1인 가족의 증가와 고령화 사회 현상, 비대면 모임의 활성화와 같은 이유로 반려동물 인구 증가가 지속된다는 예측이다. 사회 정책적인 부분도 마찬가지로 변화할 것이다. 반려인구의 증가로 반려동물 편의 관련 다양한 정책과 지원들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반려동물과 관련된 사회 전반적인 변화는 펫휴머니제이션 경향과 맞물려 반려동물 문화를 더욱 확장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대학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