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은 / 행정학 박사

 

 창조자본, 사회자본, 그리고 한국 사회

 

■ 창조계층을 중심으로 살펴본 이유와 그 의미는
  사실 지역경제성장을 설명하는데 기여한 요소는 무수히 많고, 대부분 나름의 타당성을 가지고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주장하고 지지해 온 신고전학파의 인적·물적·자본론적 관점이나 인적자본의 고도화 및 기술진보, 혁신 등을 토대로 설명한 내생적 경제성장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국가 간 관계 측면에서 설명하는 경제학자, 정부의 지출에 초점을 둔 학자, 지리적 특성과 천연자원 및 환경에 중점을 둔 학자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에서 창조계층과 사회자본을 설명한 이유는 이 두 개념이 한국 사회를 잘 설명하고, 또 향후의 방향성을 말하는 데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창조계층론이 기반한 창조성 담론은 이미 우리나라의 창조도시 정책이나 과거 정권에서 흔히 언급된 ‘창조경제’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다양한 지역 및 경제정책에 영향을 미쳐왔다. 그럼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이러한 이론들이 현실에 제대로 된 적용이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연구는 이러한 근본적인 원인이 사회자본 측면을 놓쳤다는 점에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연구 결과 역시, 창조자본과 사회자본이 함께 고려돼야 함을 나타내고 있다. 인구수가 감소하고 지식기반사회로의 이행이 심화되고 있는 한국의 상황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주는 대안적 접근이었다고 생각한다.

 

관계자본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혹자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이 과거 독재정권의 힘만으로 이뤄졌다고 혼동한다. 하지만 주변국을 둘러보면 열악한 상황에 독재정권을 가지고 한국과 같이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국가는 찾아보기 힘들다.
  다른 나라가 우리와 같은 성장을 보이지 못한 이유는 한국만이 가진 사회자본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말이 어려워 사회자본이지, 더 쉬운 언어로 이야기하면 우리 모두 이미 알고 있다. 전쟁 이후 폐허가 된 땅에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도 아니고, 인구의 수는 도시국가에 준하는 나라에서, 다 같이 잘살아 보자는 새마을운동, IMF 금모으기 운동 등 시민사회의 협력을 토대로 세계에서 유례없는 성과들을 창출해 왔다. 우리나라는 이미 사회자본을 빼고 발전사를 설명하기 힘든 나라가 됐다. 따라서 한국은 특히 사회자본과 같은 관계자본의 다양한 측면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조명되고 다뤄져야 할 것이다.

 

계획 혹은 진행 중인 후속 연구가 있는가
  창조자본은 한국에서 아직 충분히 다뤄지지 않아, 후속으로 진행돼야 할 연구가 많은 주제이다. 소개된 본 연구의 내용은 사회자본론과 창조계층론을 결합한 집단유형이 시민참여 수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잠재집단분석(Latent Class Analysis, LCA)으로 검토한 것이다. 이는 작년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 사업에 선정돼 펀딩을 받아 진행됐는데, 올해에도 후속 연구계획서가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 사업으로 2년 연속 선정됐다.
  리차드 플로리다에 따르면 창조계층의 증가는 이제 피해갈 수 없는 시대적 변화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성향이 시민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지 역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외에도 창조계층의 경제적 효과가 생산 측면과 소비 측면 중 어떤 경로를 통해 지역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탐색해 보고자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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