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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다는 것의 의미에 대하여

《보는 눈의 여덟 가지 얼굴》
 마리우스 리멜레·베른트 슈티글러, 문화학연구회 옮김, 글항아리, 2015.

 

 
 

《보는 눈의 여덟 가지 얼굴》은 시각문화를 읽는 여덟 가지 통로를 일목요연하게 제시하는 입문서다. 독일 콘스탄츠대학(Universität Konstanz)에서 문학과 예술, 매체학 등을 연구하는 두 명의 학자 마리우스 리멜레(Marius Rimmele)와 베른트 슈티글러(Bernd Stiegler)가 시각문화에 대한 이론들을 정리하고 그것이 독일의 제도권 학문과 문화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를 영미권과 비교해 간략히 소개한 책이다.

 문화연구가 제공하는 시각적인 것과 시각성은 기존 학문제도 안에서 새롭고도 중요한 아이디어에 도달하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시각문화 연구는 영미권을 중심으로 시작되고 발전돼 왔다. 반면 독일어권은 한국과 비슷한 연구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적절한 조언을 건네줄 수 있다.

 리멜레와 슈티글러는 역사적으로 나타나는 시각 표상들, 탈식민주의가 구성하는 타자성, 매체이론, 생리학적 관점, 자아 이미지와 동일시, 감시주체와 권력, 소비 이데올로기, 자연과학과 인식론의 여덟 가지 문제의식을 통해 시각문화에 접근한다. 이를 통해 회화나 사진, 영화, CCTV, 포스터와 TV광고 등의 다양한 매체와 이미지를 관찰하고, 우리의 연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고자 노력한다. 특히 8장은 2007년 칸 광고상을 수상한 네덜란드의 구호단체 코드에이드(Cordaid)의 광고포스터 분석을 통해 소비문화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적 견해가 어떻게 전개되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조현준 편집위원|dision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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