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 / 심리학 석사과정

[신문 평가]

건강한 아픔을 주는 신문을 기대한다

김대현 / 심리학 석사과정

글에는 크게 세 종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눈이 아픈 글이 첫째요, 머리가 아픈 글이 둘째이며, 마음을 아프게 하는 글이 셋째이다. 필자는 지난 9월부터 발행된 <대학원신문> 최근 세 호의 기사들을 위의 간이 분류법상에 위치지어 보고,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대학원신문에 바라는 바를 간략히 언급하는 것으로 신문평가에 갈음하려 한다.

먼저 ‘눈이 아픈 글’이란, 나름의 논리를 담고는 있으나 글의 논지가 잘 와 닿지 않는 산만한 글을 뜻한다. 글의 논점이 불분명하다고 여겨진다면 눈이 어지러워지기 시작한다. 예컨대 322호 1면 기사 “무뎌지는 민주주의, 무너지는 상식”은 객관적 사실관계와 편집위원의 주장이 한데 엉기어 글의 요지를 파악하기 난해하게 느껴졌다. 가판대의 신문이 원우의 손에 선뜻 쥐어질 수 있으려면 기사가 무엇을 말하는지가 보다 명징해야 할 것이며, 더구나 신문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1면 머리기사라면 더더욱 그렇다.

‘머리가 아픈 글’도 있다. 눈으로 읽힌 텍스트가 독자의 두뇌를 자극하여 생각하게끔 만드는 글이 이에 속한다. 올해 개편된 장학제도를 조명한 321호 1면 기사 “GRS 장학금과 연구중심대학의 기준”, 동호 2면 기사 “계열대표, 그들의 책임을 묻는다” 등은 단순 사실관계를 넘어 독자인 원우들이 기사의 문제의식을 곱씹어볼 수 있게 하는, ‘머리를 아프게 하는 기사’였다. 일상 속에서 무심코 지나가기 쉬운 지점들을 움켜쥐고 문제시하는 저널리즘의 비판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한 예시로 평가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마음을 아프게 하는 글’이란 무뎌지고 폐색된 우리의 동류의식을 일깨우고, 기사를 이해하는 동시에 ‘공감’할 수 있게 하는 글을 뜻한다. 눈으로 읽히고 머리로 이해된 기사의 의미가 ‘그 문제’로 남는다면, 독자의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기사는 ‘나의 문제’이자 ‘우리의 문제’의 의미로 점화된다. 심리학과 재학생으로서 평소 인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연구공간 문제를 절감하던 필자는 323호 1면 기사 “보부상 대학원생”의 문제제기에 깊이 공감했다. 기사에서는 마침표로 끝맺음한 문제의식이 누군가에게 느낌표로 남을 수 있다면, 그 기사는 기표로서의 고정성을 탈각하고 독자와 교감하며 살아 숨 쉬는 새로운 의미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원 안팎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상을 문제시하고 사건화하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의 머리와 가슴에 건강한 ‘아픔’을 야기하는 기사들을 접할 수 있다면, 가끔 눈이 아픈 글을 접하더라도 괜찮다. 월초마다 우리를 찾아오는 대학원신문이 앞으로 우리를 어떻게 아프게 할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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