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단위요구안 이행 과정과 남겨진 고민

  단위요구안은 주로 학생회의 핵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또한 그 외의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본부에 제시된다. 매년 초에 열리는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에서는 각 학생회가 제출한 단위요구안을 검토한다. 올해 등심위에서 대학원 총학생회(이하 원총)가 본부 측에 제시한 단위요구안은 무엇이며, 지난 학기 동안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이번 돋보기에서는 지난 학기 원총의 단위요구안 이행 상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이행된 단위요구안은 ▲신설 열람실 집기 및 비품 구매 ▲노후 빔프로젝터 및 PC 교체 ▲예술계열 대학원 지하 작업공간 암막커튼 교체이다. 302관 지하에 2개 열람실이 신설되면서 책상, 스탠드, 공기청정기 등의 구매가 지난 1월에 완료되었고, 불량 빔프로젝터 29대 중 7대와 강사휴게실에 설치된 PC 2대가 교체되었다. 302관 지하 2층과 3층에 있는 예술계열 작업실의 암막 커튼도 교체가 완료되었다.

  이행될 예정이거나 아직 논의 중인 단위요구안은 ▲302관 전면 창호교체 ▲재학생을 위한 장학금 신설 ▲104관(수림과학관) 523호 전기수도 정비 ▲학생지원비 증액 ▲경영경제대학원생을 위한 DB 구매 ▲자연공학 및 의약학계열 필요장비 구매가 있다. 이중 핵심사업인 창호교체와 재학생 장학금 신설에 대해 살펴보자면, 먼저 창호교체는 14년도 제35대 원총의 핵심 연구환경 개선 사업으로 추진돼왔다. 14년 등심위 당시 전체 창호교체를 약속받았으나, 당해 8월에 후면과 측면 창호교체만이 완료되었다. 올해 등심위에서 단위요구안의 최우선순위였던 전면부 창호교체는 현재 예산팀의 결제를 마친 상태로 이번 방학 기간에 시행될 예정이다.

  재학생을 위한 장학금 신설은, 올해 새롭게 도입된 GRS(Graduate Research Scholarship) 장학제도로는 전체 대학원생에게 혜택이 돌아가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등심위 당시 ‘일반대학원 성적우수 신입생장학금 대상자, 조교장학금 대상자, 학생자치회장학금 대상자 이외의 재학생을 위한 성적‧복지장학금 확대’가 추가요구안으로 제시되었다. 현재 중앙운영위원회 회의를 통해 계열별 장학금 수혜대상과 금액을 조정하고 있으며, 재학생 장학금이 신설될 경우 약 1억 8천만 원에서 2억 원 정도의 장학금이 증액될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인 여건 아래에서 단위요구안을 최대한 실현시키려는 원총의 노력은 창호교체, 빔프로젝터 교체, 장비구매 등의 연구환경 개선사업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건물보수와 노후한 시설물 교체가 단위요구안으로 제시될만한가라는 점은 의문을 남긴다. 등심위에서 단위요구안이 제출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단위요구안과 등록금이 ‘협상’된다는 점에서 이는 더욱 문제적이다. 올해 원총은 장학금 인상분을 대학원의 추가적 단위요구안을 시행하는 데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등록금 인상을 받아들였다. 2.4%의 등록금이 인상됨에 따라 15억가량이 증분되었고 그 가운데 절반을 대학원 연구환경을 위해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2억 원의 장학금 증액과 단기적인 건설‧보수 사업이 그 등록금 인상을 보상해주지는 못한다. 따라서 우리는 원총의 단위요구안이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핵심적인 사안인지에 대해 고민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원총은 이 단위요구안이 등록금을 3년 연속으로 인상시킬 만큼 중요한 사안인지, 아니 애초에 이러한 요구가 등록금의 인상분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전영은 편집위원 | na67301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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