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신입생장학금 살펴보기

GRS장학금과 연구중심대학의 기준

 

  올해 2.4%의 등록금인상에 대한 여러 이유 중 하나로, 본부는 “15학년부터 장학제도를 GRS(Graduate Research Scholarship)로 개선, 시행함에 따라 추가재원 필요”를 거론했다. 올해 초 신입생성적우수장학금 제도가 GRS장학금으로 변경됐고, 이는 “연구중심대학”에 기반을 둔 우수인재 영입을 위한 것이라 설명됐다. 장학금 수혜자는 171명에서 206명으로 35명이 증가했고, 내년에는 220여명으로 선발인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실제 수혜학생이 증가한 점은 고무적이지만, 어떤 기준으로 장학생을 선발하는지 공개된 정보가 부족하여 학생들의 궁금증을 낳고 있다.

 

연구중심대학이라는 이름 아래

  학교의 GRS 선발 인재상은 ‘연구중심대학에 기반을 둔 우수한 인재’이다. 한상준 대학원장(물리학과)은 “본교출신 우수자들의 대학원 진학을 유치하는 취지에서 애초 신입생장학금이 시작했”기에 GRS 수혜자 선정에도 자대출신인 점이 “감안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인문,사회,예술계열과 이공계열의 지원가능 평점차이에 대해서도, 여건이 좋은 타 대학으로 자대출신 이공계 학생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했다고 답했다. 박사과정의 경우 학부나 석사 중 한 곳이라도 중앙대 출신이어야 장학금 신청이 가능하다.

  15년 GRS 신설 목적으로 “우수학생 장학금 선발인원 확대”뿐 아니라 “의무사항(연구실적물)을 통한 대학원 연구성과 증대”가 포함되어 있다. 석사의 경우 예술계열에서 공연예술학과, 디자인학과, 음악학과, 조형예술학과(예술학은 지원가능), 한국음악학과 같은 실기중심의 학과는 선발대상에서 제외되는데, 그 이유에 대해 한상준 원장은 “GRS장학금은 학술지에 게재할 수 있는 학문적 연구를 하는 학과가 대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중심대학이라는 이름 아래 장학금 선발이 '학술지 게재 논문 작성이 가능한 자'로 한정되고 있는 것이다. 신입생장학금 수혜 의무사항은 15년에 등재후보지에서 등재지(석사기준)로 강화됐다. 그리고 여기서 생산된 학생들의 실적은 중앙대 대학실적평가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아쉬운 장학생 평가기준

  연구중심 인재선발이라는 말에 동의하더라도, 여전히 선발기준에는 모호함이 있다. GRS장학금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GRS신청서 ▲교수추천서 ▲성적증명서 ▲4대보험가입 확인서 ▲소득증빙자료 ▲가족관계확인서(혹은 등본)가 필요하다. GRS신청서에 기입하는 정보는 학생 개인정보 외에, 출신학부 및 학과, 이수학점, 평균평점, 백분위만 적는다. 추가적인 면접, 자기소개서, 연구계획서 없이 해당 서류들의 평가로 선발이 결정된다.

  한상준 원장은 “면접이나 연구계획서도 고려했는데 독창성이나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고, “300여명을 면접한다는 것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장한 대학원부원장(심리학과)은 연구계획서 검토에 있어 “기간도 짧고, 계획서 하나당 3명 정도의 전문가가 심도 있게 심사”해야 하므로 지원자 수 등을 고려했을 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GRS장학금 신청서
GRS장학금 신청서

  장학생 선발 시 ‘지도교수 추천서’의 영향력에 대해 묻자, 한상준 원장은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지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가 없다”며 추천서는 교수가 수혜학생과 연구논문을 쓴다는 것을 인지하는 확인서 정도라고 답했다. 선발기준에 대한 질문에서는 “학생 선발에서의 지표는 학부성적, 전공이수학점, 전공일치도 외에는 볼 수 있는 요소가 없다”며, 인재선발에 있어 어려움을 토로했다. 13년부터 학교가 제시한 신입생장학금 및 올해 변경된 GRS장학금 Q&A에서는 신청 기준이 “본 대학교 및 주요대학교 학부출신 성적우수자”(석사기준)라고 불분명하게 명시되어 있다.

  15년도 GRS에서 탈락한 신입생 A씨는 “성적이 좋아도 (출신)학교 레벨이 낮아서 안됐나 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선발에 명확한 기준이나 지원자들 성적 분포, 경쟁률 등의 지표가 있었으면 아마 결과에 납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교 학부출신 B씨는 “중앙대는 철저한 상대평가여서 좋은 학점 받기 어려운 환경인데, 평점 4.0이 넘어야 선발될 수 있다는 소문 때문에 지원할 엄두가 안 났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 학과마다 성적을 받는 기준이 달라서 ‘성적’이라는 일원적인 평가방식보다는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선발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신입생 C씨는 “대학원 합격 자체가 같은 학교 사람이라는 의미”이고, “일정정도 학업 성취에 대한 인정을 받은 것인데도 불구하고, 선발하는 과정에 ‘출신학교’, ‘출신학과’, ‘학점’ 등 학부정보에만 의존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혀 다른 성질의 학문을 하나의 지식생산체계로 규율화하고, 논문이라는 성과중심의 인재를 지향하는 지금의 GRS장학금은 연구중심대학의 ‘실체 없음’을 투영한다. 연구를 위한 인재확보 시작은 연구가 가능한 환경 조성과 지속적 연구를 위한 교육여건 개선임에도, 장학금 지급이라는 명목으로 당연하게 학생의 ‘실적’을 강요하는 이곳이, 바로 ‘연구실적중심대학’의 실체다.

황나리 편집위원 | hikali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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