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연 / 문예창작학과 석사과정

손으로 직접 쓴 편지를 받아 본 적이 언제였던가. 정성들여 쓴 마음을 담아 보낸 편지를 열어 볼 때의 느끼는 기대와 설렘은 지금의 트위터나 페이스북, 영상통화 등과는 다른 느낌일 것이다. 디지털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감성은 퇴행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화관광부의 ‘2010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의하면, 작년 한 해 동안 성인 10명 중 1년에 일반도서(만화, 잡지 제외)를 1권이라도 읽은 사람은 전년도 7.2명에서 2010년 6.5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10.8권으로 전해의 10.9권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며, 지난 십 년간 10권 내외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19권 가량을 읽는 이웃 나라 일본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이렇게 적은 독자들 사이에서 특히 ‘시’ 문학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한다.

시를 한 번 읊어보라면 교과서에 등장했던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이나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생각날 것이다. 사실 두 작품도 완전히 외우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이렇게 된 배경으로는 ‘시가 재미 없어서 혹은 어려워서’라는 이유가 가장 많을 것이다. 그러나 때론 구구절절한 말이나 글보다는, 짧지만 번개처럼 다가오는 시 한 구절에 목마를 때가 있다. 온갖 장황한 비유와 묘사로 기교를 자랑하기보다 진심을 담은, 담백하고 정갈한 글이 시문학이다.

처음 시를 쓰겠다고 결심했을 때 내가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시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것이었다. 이는 시에 관한한 가장 쉽고도 어려운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늘 하고 있고, 해왔고, 할 일이기도 한 시 창작이지만 이렇게 묻는다면 다시 혼란스러워질 것만 같다. 하지만 여느 유행가의 노래 가사가 자기 이야기처럼 들리고 입에 익숙해지는 듯 시도 마찬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어렵다는 생각, 재미없다는 생각이 또 한 번 시에 다가갈 수 있는 아날로그적 감성에 벽을 세우고 자신을 가둘지도 모른다. 그렇다. 시문학과 출판인쇄매체가 아니고서도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은 무한하다. 그러나 가장 좋은 방법은 시를 비롯한 문학작품을 책으로 직접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 음식끼리의 궁합이 좋아야 효과가 배가 되듯 아날로그 감성을 위해선 아날로그적인 방법이 어울리지 않을까.

시는 어렵다?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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