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현 / 광고홍보학과 석사과정

  메말라 쩍쩍 갈라진 감수성에 촉촉한 자극을 주는 음악과 내 삶은 정말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어렸을 때부터 LP판으로 음악을 들으며 자라온 나는 소위 말하는 테이프, CD 세대다. 어딘가에 몰입하면 그것만 좋아하는 성격 때문인지 고등학교 때까지 모은 CD가 5층짜리 책장 하나를 가득 채울 정도였다.
  1년이라는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늘 어딘가 쫓기는 느낌 때문에, 시간이 많아도 그 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음악을 들으며 위로를 받았다. 논문의 압박에 견디지 못할 때마다 연구소에서 늘 음악을 들으며 공부를 했다. 혹자는 음악을 들으면서 무슨 공부를 하냐고 말하지만 내게 음악과 논문은 항상 세트였다. 그러다보니 연구소에서 듣는 나만의 주제곡도 생겼다. 석사 1학차 때의 주제가는 MC몽의 ‘죽도록 사랑해’였다. 일명 ‘절동(절친한 동기)’들과 함께 들으면 더 행복해지는 그런 곡이었다. 클래식과 뉴에이지를 좋아하다 보니, 연구소에서 자주 잔잔한 음악을 선곡하며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연구소에 공부하러 온 동기들과 선후배들은 REM수면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나는 좋기만 한데, 너흰 왜 잠이 들어 버리는 거냐고! 


  난 장르를 가리기보다는 내 느낌과 통하는 음악을 좋아한다. 최근에는 유키 구라모토의 콘서트를 다녀왔는데 내가 가본 공연 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조명, 영상, 음악이 완벽하게 조화된 그런 예술. 단순히 피아노 연주 무대였다면 심심했을 법했지만,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해 더더욱 꽉 찬 느낌이었다.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를 보고나서 지휘자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는 내게 잘생긴 내 또래 지휘자가 지휘하는 유키 구라모토의 노래가 더더욱 근사하게 들렸는지도 모른다.
  이쯤에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나만의 음악 리스트를 살짝 공개해본다. 마음이 맑아지는 곡을 듣고 싶다면, 유키 구라모토의 ‘Forest’와 ‘Mediation’을 들어보길 바란다. 공부를 하고 싶은 욕망이 불끈 솟아 오를테니. 그리고 지금 사랑을 하고 있다면 스윗소로우의 ‘사랑해’를, 솔로라면 ‘내님은 어디에’를 추천한다. 그리고 열람실에서 밤늦게 나올 때는 ‘So Cool'로 하루를 마무리하면 좋겠다. 우울한 날이면 상큼한 노래로 기분을 달랠 수도 있고, 비오는 날씨도 샤방한 봄날로 바꿀 수 있는 것이 바로 음악의 힘이다. 이렇게 내 삶을 사랑하게 해준 음악과 앞으로도 함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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