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모든 방송사는 장애인을 소재로 한 특집 방송을 방영했다. 매년 이맘때쯤에만 장애인을 돌아보는 일회성 방송을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지만 방송의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그 자체로도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과거에 비해 장애인을 함께 해야 할 대상으로 그리는 프로그램이 눈에 띄는 현상도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장애인을 다룬 프로그램들은 여전히 보완하고 수정해 나가야 할 사항들이 많다.
우선 장애인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나, 일반교양 프로그램의 경우 여전히 장애인들의 고통, 어려움만을 부각하거나 그저 불쌍한 사람으로 그려내어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강화시켰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장애를 극복하고 인간 승리를 거두는 모습을 담아내면서 방송에서 장애인을 그려내는 데에 이분법적인 시각이 존재함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장애인으로서 힘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과 그것을 이겨낸 영웅으로 장애인을 구별짓는 행위는 대부분의 시청자인 비장애인의 주도적인 감정을 위한 것이다. 다시 말해, 그들을 통해 위안을 얻거나 희망을 갖기를 원하는 심리가 그들을 평범한 사람이 아닌 무언가 특별한 사람들로 그려내는 것이다. 또한 시청자가 흔히 접하는 드라마 속에서 장애인은 무조건 착하고 선량한 사람으로 등장한다. 그 속에서도 역시 동정적 인물로 그려지는 것인데 이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인간적 욕망을 간과하고 그저 참고 인내해야 하는 대상으로 치부하는 것이다. 게다가 장애를 그저 ‘극복의 대상’으로 비추는 행위는 그들이 가진 장애를 철저히 개인의 문제로 간주하고 사회의 역할을 등한시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KBS <폭소클럽>의 ‘바퀴달린 사나이’에 출연했던 장애인 박대운씨나 클론의 강원래씨가 휠체어에 앉아 댄스를 선보이는 모습을 기억하는가. 이처럼 장애인을 특별하고 의존적인 사람으로만 그리지 않고 사회 속에서 함께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외국에는 장애인이 뉴스 앵커를 맡아 하는 경우도 있다는데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그러기 위해 넘어야 할 장벽이 너무 많다. 그 장벽을 허무는 일, 이것은 방송이 해낼 수 있는 몫이 아니겠는가. 
이선희 편집위원  lshlsy@cauon.net

저작권자 © 대학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