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호 [나의 논문] 한국근대사진사에 있어서 예술사진운동에 관한 연구
2003-04-04 20:13 | VIEW : 2
 
151호 [나의 논문] 한국근대사진사에 있어서 예술사진운동에 관한 연구
필름 속에 민중의 삶을 담으며

한국근대사진사에 있어서 예술사진운동에 관한 연구
<사진학 석사, 2001>

허재우 / 한국사진사연구소 연구원

우리나라에서 사진에 대한 논의와 발표되는 논문은 주로 1945년 해방후를 중심으로 다루어져 왔으나,『한국사진사 1631-1945』(최인진 저, 눈빛, 1999)의 출간 이후에는 사진 수용기였던 1880년대에서 일제시대까지를 아우르는 근대사진사에 대한 연구가 젊은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 논문은 이러한 근대사진사 연구의 연장선상에서 1920년대에서 1940년대까지 우리나라 예술사진운동에 관한 연구로, 사진표현의 한 방법인 예술사진을 가지고 운동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사진활동을 전개해 나갔던 사진단체와 사진가들의 발자취이다. 이들은 예술사진이라는 장르를 이용하기는 했으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사진계뿐만 아니라 당시 문화예술단체와 서로 연계하여 신문화로서 사진을 대중에게 보급하고 발전시켜 민중의 개화와 계몽을 이루어 궁국적으로 일본의 지배를 벗어나려는 독립운동이자 신문화운동이었다. 예술사진운동과 신문화운동은 이 시대 서로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예술표현이전에 시대적 상황을 외면할 수 없었던 사진가들의 고민 또한 이 운동에는 녹아들어 있다.

시대적 고민이 신문화운동으로

전체적으로 논문은 네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YMCA 사진과를 통한 예술사진운동의 전개》에서는 예술사진운동의 기반 조성의 큰 역할을 했던 YMCA 사진과와 최창근이 번역했던 『자택독습 최신사진술』과 신낙균의 『사진학 개설』등이 예술사진운동의 기반 조성과 방향 제시의 중요한 역할이 된 점을 바탕으로 기술하였다.

제2장 《영업사진가들의 예술사진 활동》에서는 경성사진사협회의 창립과 이를 중심으로 한 예술사진운동 그리고 예술사진운동의 한 방법으로 운영되었던 ‘강화회’라는 학술발표회를 점적으로 다루었다. 경성사진사협회는 YMCA 사진과에서 촉발되고 제시된 예술사진운동과 운동 방향을 통해 예술사진의 형성 과정과 영업사진사들의 예술사진운동 성과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제3장 《예술사진운동의 주체로서 아마추어 사진가들》에서는 아마추어의 등장과 아마추어 사진단체의 성격, 그리고 공모전 등과 신문화운동과의 관계에서 예술사진운동을 설명하였다.

제4장 《예술사진운동과 조선,동아일보의 역할》에서는 언론 매체들이 예술사진운동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낸 지면의 일부를 소개하고, 세계예술사진의 소개와 사진공모전 등을 주최해 예술사진운동을 확산시켰던 기사와 사진 행사 등을 <예술사진운동과 신문 매체의 역할>에서 다루었다. 그리고 1934년에 『조선일보』가 전평의 기고로 5회에 걸쳐 연재했던 <사진예술에 대하여>라는 글을 통해서는 당시 예술사진운동의 반성과 서구 예술사진의 유입의 실상, 사진 관점 등을 살펴 보았다.

선행연구와 자료의 빈약함

우리나라에서 이 때만큼 사진단체와 사진가들이 모두 한 목표를 가지고 활발한 활동을 벌여 대중속으로 가까이 가고자했던 적은 거의 없었다. 이들에게 사진의 예술성은 그 다음의 문제였으며, 작게는 일본인 사진단체와 사진가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었고, 크게는 민족의 자존과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그런 노력들은 사진교육이 점차 확대되어 영업사진가, 아마추어사진가들의 활동을 낳게 했으며, 여기에 이 시대 민간지 신문사들의 적극적인 예술사진운동의 소개와 사진전 개최가 큰 역할을 담당하였던 것이다.

이 논문 연구를 위해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자료수집으로 선행 연구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1차 자료의 원천으로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가장 정확히 알 수 있는 매일신보, 조선일보, 동아일보와 같은 신문 기사와 잡지 기사를 조사하였으며, 다음에는 1920-1940년대 활동했던 사진가들의 인터뷰 기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였다. 이 논문의 출전은 대부분 신문기사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이유는 한국사진사 자료와 연구 논문의 빈약성으로 인해 다양한 사진사에 대한 견해를 조사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한국사진사』는 나에게 자료조사의 어려움을 도와주었던 너무나도 고마운 텍스트였다. 이 책을 통해 예술사진운동의 방향설정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하나 사진사 연구에서는 인쇄된 상태의 사진이 아니라 오리지널 사진을 보고나서야 그것을 토대로 글을 쓸 수 있다. 대개는 사진을 직접 보지도 않고서 쓴 경우가 많은데, 논문을 쓰기 위해서 자료의 밑바탕이 되는 사진들은 일일이 직접 보고 대조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글을 써 갔다.

이 연구 논문의 연장선에서 우리나라 사진사에서 잘 다루고 있지 않은 분야이기도 한 <한국근대사진교육 1910-1940>란 주제를 가지고 연구를 진행시키고 있다. 석사학위 논문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한국사진사는 연구할 분야가 산처럼 쌓여있고 나는 그것을 조금씩 조금씩 진행시켜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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