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호 [맥락읽기] 프롤레타리아 독재
2003-04-05 09:39 | VIEW : 9
 
162호 [맥락읽기] 프롤레타리아 독재              

이희랑 편집위원


엥겔스는 국가를 권력, 사회로부터 생겨났지만 사회 위에 서서 사회로부터 점점 더 소외되어가는 권력으로 묘사한다. 계급 대립물들의 화해 불가능성에 대한 표현이며 산물로써 국가는 모순 그 자체이다. 계급의 소멸은 곧 국가의 소멸을 말한다. “청동도끼”와 함께 고대 박물관으로 보내져야 할 것, 그것이 바로 국가인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의 소멸과정에서 프롤레타리 권력이 왜 제기되는가. 엥겔스에 의하면 프롤레타리아가 국가권력을 장악함으로써 “국가로서의 국가를 지양한”다. 이것은 부르주아 지배권력체인 국가의 지양인 반면, 프롤레타리아적 국가조직의 지양 즉 국가의 ‘사멸’을 향해 나가는 과정이다. 코뮨이 경제적인 물적토대에서 뿐만 아니라 윤리적, 도덕적 측면에서 새로운 가치를 향해 끊임없이 운동해 가는 운동태라고 했을 때, 레닌에게서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이러한 코뮨을 이루어 가는 경제적 물적 토대를 제공하는 반(半)국가이다.

“국가로서의 국가의 지양”이란 부르주아에 대한 프롤레타리아의 “특수한 억압권력”이 사회의 이름으로 생산수단을 장악하는 행위인 것이며, 이것은 국가가 국가로서 독자적으로 행하는 마지막 행위가 되는 것이다. 레닌은 이론적으로 자본주의와 코뮨 사이에 이 두 가지 사회경제형태의 특징과 성질을 결합하고 있어야 하는 일정한 과도기가 존재하며, 이러한 과도기는 사멸하는 자본주의와 탄생하는 공산주의 간의 투쟁의 시기, 달리 말하면, 패배하였지만 아직 소멸되지 않은 자본주의와 탄생하였지만 아직은 대단히 유약한 공산주의 간의 투쟁의 시기여야 한다라고 명확히 밝히고 있다. 1970년대 프랑스 공산당 수정주의를 비판하고 나섰던 발리바르는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계급투쟁과 마찬가지로 부동의, 불변의 현실은 아니며, 그것은 어떠한 특정한 형태의 제도체계로 환원될 수 없으며 끊임없이 변형을 겪는 현실 그 자체임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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