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호 [편집위원 세상보기] 용역 깡패 고용해 폭력적 노점단속
2004-12-05 01:21 | VIEW : 171
 
207호 [편집위원 세상보기] 용역 깡패 고용해 폭력적 노점단속

 


용역 깡패 고용해 폭력적 노점단속



지난주 토요일 우연히 의정부 역 앞을 지나게 되었다. 여느 때 같으면 여러 노점상들이 장사를 하고 있었을 의정부 역 앞이 평소와 다르게 한산했다. 그냥 지나치려고 하는데 광장 한 곳에 천막과 함께 한 무더기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가보니 의정부 역에서 노점상을 하셨던 분들이 천막농성을 하고 있었다.
의정부 역 광장에 즐비하게 늘어선 피켓의 내용은 얼마전 의정부 시청에서 노점상을 강제철거한 것을 규탄하는 것이었다. 지난달 30일 의정부 시청에서 용역깡패들을 동원해 노점상을 강제철거한 것이다. 쇠파이프와 방패를 휘두르며 노점상들을 폭행해 80여명의 사람들이 부상을 당하고, 뼈가 부러지는 등 심하게 다쳤다고 한다. 그 뒤로 지금까지 노점상들은 의정부 역 광장에 천막을 치고 폭력철거에 대한 항의농성을 하고 있었다.

지난 17일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의정부시의 폭력적인 노점단속과 용역깡패 고용에 대해 긴급구제신청을 하고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의정부 역 앞에서 계속 천막농성을 했지만 의정부시가 노점상들에게 어떤 사과도 없이 노점상들을 모두 없앨거라는 말만 되풀이했기 때문이다.
노점상들은 의정부 역 앞 광장에서 20여일째 천막농성 중이며, 노점상에 대한 폭력탄압 중지와 생계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대부분 하루벌어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당장 생계를 이어갈 노점을 못하게 됐으니 길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도시환경미화를 위해 노점상들을 단속하는 것은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가깝게는 우리학교 앞 떡볶이 가게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노점상들이 말을 안 듣는다고 해서 용역깡패까지 동원해 사람을 때리면서 내쫓는 것은 이해 되지 않는다. 게다가 당장 노점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 그것을 그만두라고 하려면 무엇인가 대책을 마련해 줘야할 것이 아닌가.
노점을 하는 사람들 중에도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이 있긴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말 할 것이 노점밖에 없어서 하게 된다. 가난을 어떻게든 이겨보려는 이들의 노력이 도시미화로 인해 짓밟히고 있는 것이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다. 하루빨리 이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다시 의정부 역 앞이 다양한 노점상들로 가득 차길 바란다.

이현옥 편집위원 ogilover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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