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호 [세미나재미나] 물리학과 오픈 세미나
2004-04-09 09:35 | VIEW : 16
 

197호 [세미나재미나] 물리학과 오픈 세미나


벽을 넘어 이해와 공감으로

 


정진우 / 물리학과 석사과정

 

물리학과 세미나실에서는 대학원생들이 자신의 연구주제를 쉽게 풀어 발표하는 형식의 오픈세미나가 한창 진행 중이다.


물리학과 대학원은 현재 세부 전공별로 7개의 연구실이 있다. 다른 학문과 구별되는 물리학이라는 공통의 주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학과내의 연구실에서는 비슷한 연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는 다른 대학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한다. 학과라는 같은 울타리 안에 있지만, 그 안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벽은 학문의 역사와 함께 높아져 간다. 이러한 벽을 넘어 같은 학문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동질감을 되찾기 위하여 열려있다는 의미의 오픈세미나를 시작하게 되었다.


물리학과 대학원은 크게 이론물리학과 실험물리학으로 나뉜다. 이러한 큰 분류 안에 또 각각 다른 주제별로 실험과 이론의 연구를 하고 있다. 물리학과가 자리한 자연과학대학 3층에 들어서면, 한쪽으로 교수실이 있고 반대편에는 연구실과 실험실이 복도를 따라 나열되어있다. 각각의 연구실과 실험실의 닫힌 철문, 간단한 이름의 팻말, 그리고 가끔 드나드는 대학원생. 그것이 겉으로 보이는 연구실과 실험실의 전부이다. 굳게 닫힌 철문 안에서 연구만 한다면, 그곳을 거의 매일 지나는 학부생들, 나아가서는 대학원생들조차도 그 안에서 무슨 일들을 하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하기 마련이다. 이렇게 닫힌 철문을 열고 이해와 공감을 나누고자 세미나실로 모이기 시작했다.


늘부족한 시간에 쫓기는 대학원 생활이지만, 오픈세미나가 주는 의미는 크다. 첫째로 자기 발전의 계기를 마련해 준다. 자신과 분야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내용을 내어놓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학문을 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보람된 일임에는 틀림없다. 때문에 더 많이 노력하고 자신의 위치를 한 번 더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둘째로 학문적인 공감대를 형성한다. 닫힌 공간 안에서는 절대 알 수 없었던 팻말 뒤에 숨겨진 내용들을 하나 둘씩 내어놓음으로써 넓은 시야와 더불어, 보다 성숙한 학문적 아량을 가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준다.


마지막으로 학부생들을 위한 배려이다. 학부 4학년까지 기본적인 내용의 물리학을 배운다. 하지만 4학년이 되면, 대부분 취업 또는 대학원 진학을 생각한다. 하지만 학부에서 배운 내용으로 자신이 어떤 분야로 진학할 것인지에 대하여 결심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오픈세미나는 그들을 위해서도 문을 열어 놓는다. 세미나라고 해서 어려운 내용이 아니고 그 분야에 대해서 깊은 이해가 없다고 하더라도 쉽게 다가갈 수 있게끔 하는 대중성을 많이 강조한다.


아직까지 오픈세미나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2002년에 처음 시도되어 미흡한 점도 많고 진행상의 어려움도 많이 있다. 당시 과대표를 맡았던 선배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었고, 이후에는 자주 세미나를 주최하지는 못했지만 모두의 동참으로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조교활동과 논문 등의 바쁜 일정 속에 대학원생들이 자리를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픈세미나는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고 그래야만 한다. 열린 학교에서 더 이상 골방 과학이 존재할 이유는 없으며 모두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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