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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6.11 목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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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호 [사설 1] 행정조직 개편의 空空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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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호]
승인 2006.02.26  14: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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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호 [사설 1] 행정조직 개편의 空空性
 
 

120호 [사설 1]

행정조직 개편의 空空性

 

대학당국에 구조조정의 바람이 일고 있다. 진실로 구조조정을 원하는 지, 아니면 ‘덩달이 시리즈’의 일종인 지는 모르겠지만, 지난달 8일 행정부서 조직개편안이 발표되었다. 조직개편안의 주요 골자는 이렇다. “학부제 정착에 따른 책임행정 구현을 위해 대학·대학원(특수대학원 포함)의 교학부장제를 폐지한다. 다만 일반대학원 교학부장제는 향후 2년간 유예한다. 대학·대학원의 교학과는 행정실로, 교학과(계)장은 행정실장으로 변경한다.”

“교학부장제를 폐지한다고.” 얼핏보면, 조직개편안은 아무런 하자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잡다한 조직부서를 가지치기하고 교학부장을 행정실장으로 격상한다는 점에서 칭찬할 만한 일인 듯 보인다. 대학당국의 오래된 습관에서 벗어나 행정조직의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데 누가 무엇이라 비난하겠는가. 업무기능별로 행정조직을 개편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는 당연지사이다.

그러나 조직개편안의 행간을 읽어보면 문제는 달라진다. “학부제 정착에 따른 책임행정 구현을 위해서 교학부장제를 폐지한다고.” “책임행정의 구현이라고.” 누구를 위한 책임행정의 구현이고, 어떻게 책임행정을 구현한다는 말인가. 행정부서 간의 효율적인 신설·통합을 통해서 책임행정을 구현할 수 있는가. 행정조직의 처리속도를 업그레이드한다고 해서 책임행정이 구현되는가. 과연 ‘무엇’을 위해서 책임행정을 구현하겠다는 것인가.

책임행정의 구현은 신속한 행정처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행정처리의 신속함도 필요한 터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 개개인이 요구하는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것이다.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행정처리속도만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소프트웨어는 없으면서 하드웨어만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하려는 처사인 셈이다. ‘무엇’에 써야 할 지도 모르는 시스템의 새단장에 몰입하는 처사라 할까.

이는 지극히 관료제적인 발상이다. “물은 H2O이다”라는 통계학적인 인식에만 몰입할 뿐, 물이 홍수난 사람과 가뭄난 사람에게 어떻게 다르게 인식되는 지에 무감각한 관료제적 발상. 학교당국의 조치 역시 마찬가지이다. 장단기발전계획에 대한 아무런 합의없이 행정조직을 개편한다는 것은 허울좋은 개살구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다고 행정처리속도가 빨라지는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정보화 시대에 우리는 아직도 공문을 받으러 대학원 건물로 뜀박질해야 한다.

더구나 이번 조치는 일반대학원에게는 더욱 부당한 처사이다. “일반대학원과 특수대학원을 동격으로 취급한다니.” 특수대학원과 달리, 일반대학원은 장기적이고 일관된 학문발전전략이 필요하다. 따라서, 신속한 처리속도보다는 신중한 고려가 더욱 필요한 터이다. 일반대학원에 적합한 구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반대학원과 특수대학원을 동격으로 취급한다는 것은 홍수에 허덕이고 있는 난리통에 물 먹으라고 들쑤시는 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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