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호 [사설] 재단의 육성의지와 MC 건립
 
 

132호 [사설]

재단의 육성의지와 MC 건립

 

지난주 대학발전위원회에서는 ‘메디컬 센터(MC) 건립과 관련한 이사장의 입장과 의지’라는 이례적인 문서가 논의되었다. 여기서 이례적이라는 것은 반복되어 온 ‘입장과 의지’가 아니라 구체적인 건립계획 및 자금조달, 그리고 ‘이사장 사퇴’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본 문서에서 김희수 이사장은 MC 건립 계획이 2000년 5월에 착공하여 2002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소요자금(현 시점에서)은 약 1천1백4십억이라고 명시하였다. 그리고 개인재산 30억을 포함해 자금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대상까지 제시하였다. 따라서 ‘MC 담론’을 떠나, 본교에 대한 재단의 육영의지가 의심받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번 문서는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반복된 약속에 대한 불신은 2002년으로 미루더라도,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먼저, MC가 향후 재단 자산으로 분류됨에도 불구하고 교비지원금 150억원이 조성자금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재단의 열악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학생들의 등록금을 사유화한다는 점에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리고 교비지원금은 본교의 전체적인 발전방향 속에서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따라서 본교의 교육환경이 열악하다는 점에서 MC 건립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전체적인 육영계획이 당연히 제시되어야 하는 것이다. 즉, MC 건립의 구체적인 계획이 수정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본교 전체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계획이 제시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재단전입금이 아닌 교비지원금이 MC 건립에 투여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재단이 약속했던 MC 건립을 추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나, 이로 인해 본교 전체의 육영의지가 해명되었다고는 할 수 없다. 대학이 사유화될 수 있는 기업이 아니라는 점에서, 교육환경 전반에 대한 기본적인 육성의무는 결코 방치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신식 건물과 MC 건립의 이면에는, 연구공간의 부재와 의료해택에서 소외된 ‘초라한’ 연구자만이 존재한다. 재단은 MC, 첨단영상전문대학 등의 특화사업을 빌미로 기본적인 교육환경의 낙후성을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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