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호 [사설] 문제의 핵심 가리는 마녀사냥은 중단 돼야
 
 

183호 [사설]

문제의 핵심 가리는 마녀사냥은 중단 돼야

 

충남 보성초등학교장 자살사건의 여파가 일파만파로 퍼져나가고 있다. 현재 이 사건은 전혀 진정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학부형들은 사건의 발단이 된 교사와 전교조 소속 교사 2명이 학교를 떠날 때까지 자녀들의 등교를 거부시키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 초중등교장단 등의 단체들은 연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으며 유가족들이 진교사를 비롯한 다섯 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현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중점적으로 다뤄지고 있는 것은 서교장의 자살과 그 원인이다. 이와 관련한 교육계 보수세력들과 일부 언론의 모습은 가히 난리라고 부를 만하다. 더 큰 문제는 그 난리통이 일으킨 먼지가 기간제 교사의 불안한 현실이라는 문제를 가리고 있다는 것이다. 전교조가 지난해 9월에 발표한 ‘비정규직교원실태보고서’에 의하면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기간제 교사 등 비정규직 교원은 전체 교사의 5.5%에 달하고 있다. 기간제 교원들은 재계약을 위해서 학교측의 부당한 요구도 그대로 받아들여야하는 처지다. 기간제 교사의 경우 방학중에는 급여가 지급되지 않을뿐더러 연월차 휴가 역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들에 대한 임면권은 전적으로 학교장의 권한이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자신의 구미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기간제 및 비정규직 교원을 선호하고 있으며 기간제 교사의 수는 점차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불안정한 기간제 교사의 현실이 수면으로 떠오르지 못하고 있는 것은 교총과 초중등교장단 등의 교육계 내의 보수세력 그리고 일부 언론들이 이번 사건을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계기로 삼고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총리 인선문제,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일명 네이즈(NEIS)도입과 관련된 정부와 교육단체들간의 싸움, 전교조 교사들의 반전교육 적합성 여부 문제 등, 지난 시기 일련의 교육관련 문제에서 교육계 보수세력들의 입지는 매우 축소된 상태였고 보수세력들의 위기의식은 이번 사건에 대응하는 그들의 행동에서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 그들은 서교장을 자살로 몰아넣은 원인이 전교조의 협박과 근거 없는 비난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전교조가 한 교육자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세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확장하려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들의 모습이야말로 전교조와 진교사를 억측과 주장으로 몰아세우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학교 내부의 비정규직 교사 문제와 교육계의 권력 관계를 드러내는 사건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의 해결이 단순하게 서교장의 자살 원인을 밝혀내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교육계의 보수세력과 일부 언론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마녀 사냥을 중단해야한다. 그리고 한 사람의 죽음을 자신의 세 불리기에 이용하는 집단이 진정 누구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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