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호 [지평넓히기] 설명과 해방을 통한 사고의 전환
2005-05-15 18:26 | VIEW : 49
 




지평넓히기
설명과 해방을 통한 사고의 전환








우리가 대상으로 하는 학문영역의 대부분은 그 이론의 선두에서 활동한 소수학자들의 연구로부터 근원을 찾아 볼 수 있다. 그들의 끊임없는 연구업적을 기반으로 학문은 지속적인 발전과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다. 비판적 실재론도 이런 학문의 과정속에서 자리잡아 왔다.


최근 주목받는 패러다임인 비판적 실재론은 75년 로이 바스카(R. Bhaskar)의 연구에서 그 태동이 시작됐다. 80년대 이후 유럽의 경제학계에서 수용되기 시작하였고, 지금은 경제학을 넘어 다른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많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제학내에서는 포스트 케이지언, 조절학파와 일부 맑스주의자들에게 의해 발전되고 있다.


그렇다면 비판적 실재론의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는 바스카의 논문을 통해 비판적 실재론을 고찰할 필요가 있다. 헤겔은 철학이 고대 그리스와 후기 르네상스 때처럼 과학과 철학간의 밀접한 상호보완관계를 이루어왔다고 보았다. 하지만 바스카는 ‘현대철학은 그렇지 않으며, 철학이 아직도 과거의 과학적 사고의 영향권에 있음을 서로 비난할 뿐 더 이상 진보하지 못한다’는 한계점을 지적하였다.


특히 철학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실증주의에 대해 그런 한계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과학에 대한 체계적인 실재론의 설명이 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따라서 과학에 대해 실재론의 입장에서 체계적인 설명이 비판적 실재론의 주요한 목적이 된다.


바스카의 실재론적 설명은 실증주의적 설명과 비교해 두 가지 차이점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이론과 관찰의 엄격한 구분이란 가정을 버리고 상대적으로 이론적이거나 관찰적인 진술들의 복잡한 그물이라는 착상을 제안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연역적 설명 모델 대신 피설명항(설명되는 것을 산출시키는 발생적 기제를 재현하려는 시도로서의 설명)의 발상”이라고 동국대 고창택 교수는 말한다. 이를테면 설명과 예측은 같지 않고, 예측은 엄밀히 말해 자연과학적 방법이나 실험적인 방법을 통해 체계가 완전히 폐쇄된 곳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바스카의 비판적 실재론은 과학에 대한 합당한 설명을 제시하고 사회과학을 예측과 통제라는 실증주의적 목표 아래 설명과 해방이라는 실재론적 목적으로 전환한다.
저작권자 © 대학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