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호 [사설] 황우석 신드롬 문제있다
2005-06-18 19:09 | VIEW : 148
 
황우석 신드롬 문제있다





요즘 ‘황우석 신드롬’으로  각종 언론 매체가 떠들썩하다. 상반기 핫이슈였던 ‘독도분쟁’만큼이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고, ‘욘사마 열풍’보다 더 큰 인기를 실감했다. 지난달 19일,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의 과학자들은 유럽 최초로 인간배아 복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같은날 황우석 교수의 ‘맞춤형 배아 줄기세포’성과에 묻혀 빚을 잃었고 세계의 권위지에서 한국에 대한 후한 찬사를 보내왔다. 그만큼 황우석 교수의 연구는 세계가 놀랄만한 연구 성과를 보인셈이다. 우리 과학계가 언제 이런 대접을 받아보겠는가. 한국 국민이라면 한번쯤 뿌듯함과 한껏 우쭐한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한편에서는 황우석 교수 연구의 생명윤리에 대한 논쟁이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천주교에서는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고 불교계에는 유보적 입장이라는 등을 말하자는 것이 아니다. 생명윤리에 대한 논쟁이야 새로울 것도 없고 그다지 문제삼고 싶지는 않다. 그것보다도 지난 몇주 동안 황교수에 대한 오버스러운 국가와 국민의 관심, 그리고 그에 부응하는 미디어의 광적 보도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황교수 연구에 필요한 모든 재정적, 제도적, 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으며, 황우석 교수를 대한민국 최고 과학자 1호로 선정하여 그에 대한 실험 예산 보조는 물론 특허 신청과 같은 기술보호를 위한 예산까지 제공하기로 하였다. 기초과학 분야 투자에 인색한 정부로서는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다.


이에 질세라 언론도 만만치 않다. 황교수의 연구는 온전히 난치병에 시달리는 수많은 환자들과 가족들의 염원을 담고 있다고 보도하거나, 그를 척추마비로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는 가수 강원래씨에 재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시대의 최고 과학자이자 휴머니스트로 올려 놓는다. ‘황교수 영웅만들기’프로젝트에 여념이 없는 언론에서는 생명윤리 문제나, 자본의 집중문제, 연구의 위험성 등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로 황교수 연구는 중요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황교수 연구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치료기술이 얼마나 대중화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연구성과가 만들어내는 기술특허권이 배타적으로 사용된다면 생명격차를 낳을 우려가 있다. 자본주의 원리에 입각하여 돈많은 일부의 상류층만이 혜택을 받게 된다면, 황우석 교수에 대한 난치병환자들의 눈물겨운 희망과 기대는 누가 보상할 수 있을 것인가.


이제는 정보든 언론이든 ‘황우석 신드롬’을 부추길 것이 아니라 황교수 연구가 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깊은 고찰과 연구의 실용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정부와 언론의 책임있는 역할수행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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