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호 [他大之石] 부당한 종합시험 전형료
2003-03-09 01:08 | VIEW : 5
 
137호 [他大之石] 부당한 종합시험 전형료

대학원은 단지 하나의 자격증을 발급하는 곳이 아니다. 각 대학원이 가지고 있는 특정한 기준에 따른 학문적 소양과 그 능력을 학습하는 곳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가 통상 대학원에서 논문을 쓴다는 행위는 그와 같은 소양과 능력을 공식적으로 공개하는 것과 같다. 그와 같은 논문제출의 자격을 묻는 과정인 종합시험은 결국, 최종절차를 위한 또 하나의 과정에 불과한 것이다. 하지만, 본교에서는 ‘하나의 과정’으로서 종합시험을 치르는 데 전형료를 내야 한다.

한 과목당 석사는 5천원, 박사는 1만5천원씩 내야 하는 전형료는 결국 석사, 박사라는 과정의 전체 비용으로서 등록금을 고려해 본다면 이중 부과된 비용이다. 그렇다고해서, 모든 대학원에서 종합시험전형료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이화여자대학교와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의 경우에는 한과목당 1만원에서 3만원에 달하는 전형료를 징수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예는 수적으로 보더라도 소수일 뿐더러, 그것이 전형료 부과가 정당하다는 것을 반증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전형료 부과 문제는 교육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한 타당한 지불이라는 문제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지역 내 많은 수의 사립대학교 대학원에서는 종합시험 전형료를 받고 있지 않다. 예를 들어 고려대학교 대학원, 성균관대 대학원, 경희대학교 대학원, 서강대학교 대학원 등에서는 석사, 박사 모두 종합시험 전형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이들 학교에서는 석사, 박사의 구분이 없이 다만 논문 작성에 있어 하나의 절차로서 종합시험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행정적 배경이 희박한 대학원 행정은 그에 대한 비판의 논거 마련을 위해 할 수밖에 없는 최소한의 취재마저도 부끄러운 일로 만든다. 대부분의 사립대학교 대학원이 받고 있지 않는 종합시험전형료와 같은 일도 바로 그런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걸 왜 받아요”라는 반응을 받을 때의 느낌을 대학원 행정당국이 알기나 하는가.

그렇지 않아도 대학원총학생회는 지난주에 서울지역 사립대학교 대학원에서의 종합시험 전형료 현황을 조사한 후, 학교측에 공식적으로 전형료 폐지를 건의하는 내용의 공문을 대학원 행정부측에 발송해놓고 있는 상태이다. 아무쪼록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만하다’라는 상식 선이 받아들여지는 현명한 결정을 기대해본다.


김상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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