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발 단맛이라고 한다면 ‘조청’을 빼고는 논할 수 없다. 조청은 현미와 율무, 수수, 호박 등을 넣은 찐밥과 엿기름을 혼합해 발효시킨 원액을 24시간 정성스레 달여야만 맛볼 수 있는 지난한 작업의 산물이다. 그러나 한국 사람치고 조청에 버무린 한과를 먹어보지 않았거나 조청이 가래떡과 찰떡궁합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 식생활과 친밀한 조청은 매실과 함께 먹으면 장의 연동운동을 돕고 장내 유해균을 죽이며, 몸의 독소를 빼는 데 탁월하다고 한다. 또한 단백질의 소화흡수를 돕고 체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특히 소화기 계통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라고 하니, 단지에 고이 모셔져 있는 조청이 있다면 과일이나 차와 곁들여 먹으면 좋겠다. 또한 인공감미료나 강한 맛의 설탕보다 거부감이 덜해 체내 흡수와 복용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예전 조선 왕실에서는 왕세자가 공부에 들어가기 전에 조청 두 숟갈과 차를 마시게 해 머리를 맑게 했다고 한다. 공부 때문에 소모되는 뇌의 에너지를 조청이 보충해주고, 초조한 마음을 차로 다스렸다는 것이다. 왕실의 이 같은 섭생은 자연스레 일반 백성들에게까지 알려져 과거를 보는 선비들의 짐보따리에 조청 단지와 작설차가 필수품이었다고 전해진다. 입시 날 엿을 먹거나 교문에 붙이는 풍습이 옛 선인들의 이 같은 지혜로움에서 왔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 조청이 감미료 회사에서 생산되는 물엿으로 대체되고 있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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