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1.4.7 수 01:33
기획과학
[과학의 향기] 과학발전이 자극하는 단맛의 세계
김성욱 편집위원  |  barrierfree@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217호]
승인 2005.10.06  15:28:41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오래전 유행한 최불암 시리즈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최불암이 어느 날 갑자기 죽었는데, 그 이유가 ‘DANGER’를 ‘단거’로 읽어 버렸기 때문이란다. 싱거운 이 농담은, 그러나 당뇨환자나 특정 효소분비가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웃고 넘길 일은 아니다. 무심코 단 음식을 먹고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단맛은 인류 역사가 기술되기도 전부터 사랑받아 온 감미료임에는 틀림이 없다. 오늘 ‘과학의 향기’에서는 달짝지근하고 향긋한 단맛의 뒷이야기, 앞이야기와 관련되어 있다.

단맛의 원조


성서에도 나왔듯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은 인류의 안식처로 인식되어 왔다. 꿀은 그렇게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만족이나 행복과 연결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알듯이 꿀은 벌들이 꽃의 꿀을 채취한 것을 말하는데, 정확하게 말하자면 벌의 분비물과 섞여 숙성을 거친 점액질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벌꿀과 함께 건강식품으로 등장하는 로얄젤리는 여왕벌을 기르는 먹이로 주성분은 단백질이며, 비타민 B군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꿀이 아니다.
어찌됐건 단맛의 과학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생소한 여행을 할 필요가 있기에 가장 익숙한 설탕부터 시작해보자. 설탕은 자당(Sucrose)이라고 불리는 이당류의 백색 알갱이로, 찻숟가락 한 개분이 보통 16Kcal의 열량을 가지고 있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원우라면 동공이 살짝 커질 일이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설탕의 섭취가 비만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즉, 설탕이 비만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 소화과정에서 분해되었던 지방산과 당의 대사에 의해 생성된 인산화글리세린이 결합하여 중성지방을 만들어주는 동반자 역할을 할 뿐이라는 것이다.
전문용어 나와서 대략 귀눈이 멍멍해지는 원우들 있을거라 생각한다. 달짝지근한 이야기 하나 싶더니 불편할 수 있다. 이 글을 쓰는 본 편집위원도 불편하다. 그러나 조금만 들어보면 어디 가서 아는 척 좀 할 수 있으니 이 어찌 유익하지 아니한가! 참고 읽어보시라.
또 하나, 설탕이 충치의 원인물질이라는 말도 흔하디 흔한 주장 중 하나다. 충치는 치아의 조성물인 칼슘의 용출에 의한 것이고, 보호하고 있는 에나멜층이 침해함으로써 시작되는 것이다. 설탕은 수용성물질이기 때문에 구강 내 머무르는 시간이 짧아 치아에 부착하는 경우나 구강 내에서 유기산으로 전환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치아의 손상과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보는 것이 좋다. 오히려 조카녀석 충치가 걱정되면 코 묻은 사탕 빼앗기보다 강제로라도 식후 하루 세 번 양치를 시키는 게 낫다는 말이다.
충치 얘기가 나왔으니 핀란드에서 자기 전에 씹고 있으니 우리도 따라해보자는 황당한 광고로 유명한 자일리톨을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1890년대 처음으로 알려져 주로 핀란드에서 자생하는 자작나무에서 추출되는 자일리톨은 2차대전 후 부족한 설탕을 대신할 감미료로 본격 등장했고, 이후 충치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의약학계가 주목하는 물질이 되었다.
자일리톨이 충치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은 5탄당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충치는 충치균이 음식물에 들어 있는 포도당·과당 등을 먹고 배출하는 젖산이 치아의 표면을 부식시키는 현상을 말하는데, 6탄당을 쉽게 분해하는 충치균은 5탄당인 자일리톨은 분해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충치의 원인인 산(酸)이 발생하지 않고, 결국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한 충치균은 치아 표면에서 떨어져 나가게 된다는 원리이다. 쉽게 말하면, 균들이 못먹을 것만 먹다가 굶어 죽는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껌, 사탕에 이어 자일리톨함유 개껌이 애완견의 입냄새를 걱정하는 애견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니 자일리톨만 잘 쓰면 굶을 걱정은 안해도 될 성 싶다.

원조보다 유명한 후발주자들


단맛이라면 또 빠져서는 안 될 주자가 있다. 아스파탐이 그것인데,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지 않은가. 1965년 미국의 슐레터라는 사람이 연구 도중 우연히 발견했다는 이 물질은 일반적으로 설탕의 약 200배의 단맛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높은 안정성과 보존성을 가지고 있어 인공감미료계에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아스파탐은 사실 아미노산이다. 당과 같이 g당 4Kcal의 열량을 내지만 설탕보다 200배 적게 사용할 수 있어 혈당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유통과정에서 분해되어 단맛을 잃게 되자 당황한 소주업계가 스테비오사이드라는 천연감미료를 대체 사용하면서 현재는 다이어트 콜라와 간장 등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이 아스파탐이 체내에 들어가게 되면 대사과정 중 페닐알라닌이라는 물질을 생성하는데 이를 분해하는 특정 효소(phenylalanine hydroxylase)가 선천적으로 결핍된 페닐케톤뇨증 환자들은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참고로 저칼로리 음료로 알려진 코카콜라 라이트의 경우 아스파탐과 과당이 함께 포함되어 있어 당뇨병환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단풍나무에서도 단맛을 추출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에 의해 처음 소개된 단풍시럽과 단풍당은 수액을 끓여 설탕농도가 될 때까지 농축해서 사용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도 이와 유사한 단풍당이 있다. 건강식품으로 더욱 유명한 고로쇠수액이 그것인데, 단풍나무과의 고로쇠나무 수액은 약효 뿐 아니라 달짝지근한 맛으로도 사랑을 받는다. 아마 철만 되면 전국의 고로쇠나무가 수난을 받는 것도 몸에 좋은 약이 입에도 달기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 저작권자 © 대학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김성욱 편집위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06974 서울특별시 동작구 흑석로 84 중앙대학교 302관(대학원) 201호 대학원신문사  |  대표전화 : 02-881-7370   |  팩스 : 02-817-9347
인터넷총괄책임 : 편집장 | 게시판총괄책임 : 편집장 | 청소년보호책임자 : 편집장
Copyright 2011 대학원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cau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