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많은 이에게 보다 높은 금액을

이번 하반기부터 장학금 제도의 지급형태가 달라진다. 기존에 환불조치 되었던 장학금이 전반적으로 감면고지 형태로 지급된다. 대학원 측의 입장은 장학금 지급체계를 투명하게 해서 실제 수혜자에게 제대로 돌아가도록 하여 장학금의 원래 취지를 살리자는 것이다. 물론 개강 후에 내정되는 연구조교에 한해서는 기존대로 후에 환불조치 하기로 하는 등 예외조항을 두어 고지감면체제와 병행해서 융통성 있게 실행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논란이 있어왔던 이중장학제한에 대해서는 최대한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취한 조치라고 밝혔다. 대신 중복지급에 대해서는 예전과 달리 등록금 전액만큼의 액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지감면 형태로 바뀌어
지금까지 성적우수장학금은 실질적인 성적을 반영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정 학점이상을 규정하여 그 학점만 넘으면 누구나 받을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원래의 의미를 벗어나 여러 명에게 나눠서 지급되거나 심지어 경우에 따라서는 과 운영금으로 돌려서 쓰이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불만을 갖는 원우들도 있지만 과 차원에서 암묵적으로 합의를 해서 일괄적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학과마다의 차이가 있겠지만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새롭게 바뀐 고지감면체제가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질적인 문제점이 모두 해결된다고 볼 수는 없다. 고지감면으로 장학금이 모든 수혜자에게 제대로 지급된다고 생각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지급 형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장학금의 액수와 인원에 있어서 그 수가 턱없이 모자라는 게 현재의 상황이다. 근본적으로 대학원생들에 대한 지원 없이는 우수 신입생 유치도 연구환경 개선도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연구실적의 질적 향상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다. 우수한 인재를 선발해서 데려왔으면 그만큼 연구를 할 수 있는 여건 또한 지속적으로 마련해 주어야 한다. 때문에 전체 장학예산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함께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보다 높은 수준의 장학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는 항목이 체계적으로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장학금체제 투명하게
기존의 장학제도를 혁신적으로 운영하는 것과 더불어 외부장학 유치에도 꾸준히 힘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년 장학금 유치 실적을 명확히 평가하고 개선책을 찾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문회나 동문들이 속해 있는 단체로 하여금 인력개발과 지원의 차원에서 다양한 장학지원이 가능하도록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벌여야 한다. 이것이 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후에 우수한 인력을 데려와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을 함께 부각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장학금 제도 개편에 있어서 대학원 측은 신입생에 대한 장학제도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신입생 중 각 계열수석 한 명씩에게 지급하던 장학금을 이번 하반기 입학식에서는 성적장학금을 지급하고 남은 여분으로 신입생 26명에 대해 학부성적을 기준으로 하여 추가로 지급했다. 이에 대해 대학원 총학생회 김민찬 회장(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은 “신입생에 대한 장학혜택을 늘리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이 계획이 단기적으로 그치거나 임시방편적인 것이 되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기존의 재학생들에게 지급되는 몫을 줄여서 신입생들에게 지급되는 것은 안되며 이에 대한 예산부분을 새롭게 책정해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외부장학금을 포함하여 장학금 종류와 선발과정, 수혜자 명단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장학금 집행에 대한 내용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에게 장학금이 열심히 공부했다는 뿌듯함과 더불어 우수한 학생이라는 명예가 돌아온다고 보는 것은 이미 지난 말이다. 장학금 덕분에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학업을 마치는 학생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대학원의 열악한 장학제도는 대학원생들의 연구의욕을 높이고 대학원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장학금의 액수와 인원을 늘리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 하겠다.
최화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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