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구 붕괴위기에 처해

 

  지난 9월 27일 국회의원 서동용 의원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국가지원 대학 학술지 구독 예산이 삭감됐다고 발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저널, 학술 논문 등의 자료를 구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대학라이선스 사업의 내년도 예산을 정부가 전년 대비 6억 원 줄인 것이다. 이로 인해 학계에서는 학생들은 물론 교수들까지도 최신 자료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져, 기초연구에 대한 붕괴위기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연구업적 평가제도의 경우 주요 국제학술지인 SCI·SSCI·A&HCI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기에, 이에 대한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부의 구독 예산 감축은 이러한 연구에 필요한 자료의 접근을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기술이 발전하고, 사회가 변화하는 반면, 이처럼 ‘지식’에 대한 접근을 통제한다는 것은 국가발전의 후퇴나 다름없는 셈이다.

  그간 대학라이선스 사업 시행 이후 꾸준히 증가해 온 예산은 내년들어 처음 감소하게 된다. 이미 재정적으로 열악한 지방대의 경우, 국가에 상당부분 의존해 왔다. 그러나 이번 예산 삭감으로 인해 전자자료 구입에 대한 부담은 앞으로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문제와 관련해 유럽과 미국에서는 값비싼 학술지 문제를 극복하고자 ‘오픈 액세스(Open Access)’ 운동을 펼쳤다. 이 운동은 연구자가 필요한 논문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독료는 폐지하는 대신, 출판 비용을 연구자가 직접 지불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운동으로 인해 금액만 지불하면 논문을 출판해 주는 가짜 학술지 문제가 대두됐다. 취지는 좋았으나, 완벽한 해결책은 되지 못했다. 그렇기에 오픈 액세스와 같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학계와 학교, 연구기관 등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최신 논문을 접하지 못하면, 기초연구는 뒤처질 수밖에 없다. 국내의 연구역량 강화와 건강한 학술 생태계를 위해 상호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소민 편집위원 | sominsophia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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