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으로의 전환점에서

  43대 김영은 회장 체제를 뒤로하고 올해, 정동현 회장을 필두로 44대 총학생회가 임기를 시작했다. 지난 3년간의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끝내고 전면 대면학기가 시작된 시점이기에 어느 때 보다 대학원총학생회(이하 원총)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기대됐다. 개강과 함께 시작된 이들의 임기는 3개월이 지났다. 종강을 앞둔 이번 달, 원총의 공약 이행 정도는 어떠한지와 더불어 이들의 사업에 대한 원우들의 의견 등을 톺아보려 한다.

  지난달 31일, 원총이 주관한 전체대표자회의(이하 전대회)가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이에 본지는 원우들의 알권리를 위해 이번 상반기 동안 운영된 사업을 돌아보고, 남은 하반기 동안 진행될 사업들까지도 알아보고자 한다. 지난 몇 년간 비대면으로 진행됐던 수업과 각종 사업이 대면으로 전환되며 이전보다 더 많은 원우들이 학교를 오가는 만큼, 원총이 이를 고려해 어떠한 사업들을 계획하고 실천 중인지 살펴봤다.

 

돌아온 캠퍼스, 새로운 시도

  이전 조직과 달리 금번 원총에서는 ‘중앙집행국’을 신설한 점이 눈여겨 볼만하다. 유아교육학과 김송은 국장이 담당하는 이 부서는 각 사업 업무 지원 및 행정 보조를 목적으로 한다. 정동현 회장은 이에 대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행정적으로 연체되는 부분을 해소하고, 적재적소에 예산 및 인력을 운용할 수 있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는 직전 제 43대 원총 학술지원국장으로 활동했던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아직 임기를 시작한지 반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기존 관행들을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부서를 신설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 볼 수 있다.

  새로운 시도는 국제교류국의 사업에도 있었다. ‘멘토-멘티 프로그램’은 금번 원총에서 실시한 신설 프로그램으로서, 내외국인 및 학과에 상관없이 멘토-멘티 관계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의 정보교류 및 인적 네트워크 형성을 목적으로 계획됐다. 원우들의 학술적 교류 및 촉진을 위한 것인데, 타과 및 타계열과의 교류가 쉽지 않은 대학원의 특성상 이러한 사업은 원우들의 학교생활에도 유의미한 사업으로 보인다. 이번 학기의 사업은 3월부터 진행됐고, 이번 달 3일에 공식적으로 활동을 종료했으며 활동 기간 말에 서류 심사 후 인당 20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되는 형식으로 계획됐다. 프로그램의 유의미한 결과를 위해 8번 이상의 교류 모임은 필수로 뒀고, 프로그램 종료와 함께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기획 단계에서부터 세심하게 계획돼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비대면으로 인해 침체됐던 원우들의 교류를 촉진시키기 위한 것으로 오랜만에 또는 새롭게 등교하는 원우들이 학술적 교류는 물론, 친목까지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활동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다만 새롭게 개설된 사업인 만큼 기대만큼의 성과가보고서에 담겼을지는 분석 및 결과검토가 완료돼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간 점검 없이 장기간 활동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활동의 질이 정말 유익했는지, 보고서가 객관적 지표가 될 수 있는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참여율의 의미

  코로나19 비대면 조치가 격상됐을 당시, 등교는 물론 각종 행사도 잠정적으로 중단됐고 복지장학금도 적게 배정됐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분위기가 달랐다. 이미 회복되고 있는 본교의 분위기에 발맞춰 원총은 ‘참여율’을 올해의 궁극적인 목표로 삼았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사업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사업 유치 및 장학금 추가 배정과 같은 노력은 주목할 만하다. 작년에도 진행된 ‘인권 개선 공모전’의 경우 저조한 참여율로 형식적인 행사라는 평을 피하기 어려웠으나, 쉽게 참여 가능한 ‘삼행시’부문을 추가해 원우들의 참여율을 50%이상 증가시켰다.

  학술기획국에서 진행한 원우한마당은 슬로건 공모전과 부스 사업, 프로야구 응원전으로 이뤄졌다. 슬로건 공모전은 사전 이벤트로 50여 명의 원우들이 참여했다. 최우수작인 “‘원’우들과 함께라면, ‘원’더풀 할 거야”라는 문구는 실제 포스터의 전면에 쓰이기도 했다. 이를 시작으로 진행된 원우한마당은 작년도에 비해 참가자가 200%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예산은 물론, 행사 규모를 확장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달 16일에 진행된 원우한마당에 참여한 본교 석사과정 A원우는 “다양한 경품은물론, 푸앙이 굿즈가 특히 마음에 든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고, “대면 학기라는 것이실감나는 행사였다”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원우들은 대부분 만족도가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학원 특성상 야간에 진행되는 수업이 다수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오후 12시부터 5시까지만 행사가 제한적으로 진행된 점은 다소 아쉽다. 일반 원우들과의 소통창구로 활용되고 있는 총학생회 네이버 카페에는 해당 행사와 관련해 “대부분 수업이 야간인데 6시 반까지는 안되냐”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며칠씩 이어지는 학부 축제에 비하면 원우한마당은 단 하루만 이뤄진다. 이에 ‘축제’라는 명칭을 붙이기엔 원우들에게 짧은 시간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학축제인 2023 LUCAUS ‘청진난만, 청룡들의 진짜 낭만’ 또한 지난 학기에 이어 원우들의 참여를 가능케 한 점은 긍정적이다. 학부 총학생회 ‘그린’과의 협의를 통해 원우들 또한 무대를 즐기고, 본교의 구성원으로서 축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본교 박사과정 B원우는 학교가 오랜만에 시끌벅적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신기하다고 하면서, “대학 축제는 학부생들만의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참여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아쉬웠는데, 원총에서 어플 알림은 물론 공지까지 별도로 해줘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와 같이 여러 행사들의 참여율과 원우들의 만족도를 살펴보면 이번 원총의 목표였던 ‘참여율’ 증진은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축제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한 신규 사업인 ‘멘토-멘티 프로그램’의 경우도 다수의 원우가 참여하고 긍정적 효과가 보고서에 의해 검증 된다면, 차후 정기사업으로의 격상 또한 기대해 볼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만 활성화된 대면 사업들에 비해, 전대회 자료집에 기재된 각 계열의 자료 내용 구성에는 차이가 났다. 대면학기로 전환된 것을 적극 활용하지 못한 계열도 있었다.대부분의 계열들이 사업 일정과 예산안을 면밀히 제시했으나 예술계열의 경우 예산안이 모두 미정으로 입력됐고, 각종 사업 또한 비대면으로 진행한 것만 기재돼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원총 또한 원우들을 대표하지만 각 계열의 대표자들도 해당 계열의 원우들을 대표하기에 원우들을 위해 노력하고, 관련 정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원총뿐만 아니라 계열 대표 역시 더욱 적극적으로 사업을 진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와 관련해 하반기 전대회 자료집에는 보완된 내용들이 담기길 바란다.

일상으로 복귀하는 분위기 속 원총 또한 여러 고민을 했을 것이다. 이러한 고민의 결과가 사업에 대한 높은 참여율로 나타났음은 분명하다. 학생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사업을 진행한 것은 유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사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이 기존의 사업들을 확장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전부터 진행하던 사업을 보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멘토-멘티 프로그램’사업과 같이 원우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사업들도 추가적으로 검토해보고 시도해보길 바란다. 대면으로의 전환점을 맞은 올해, 원총이 남은 하반기도 원우들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성실히 수행하길 기대한다.

최예림 편집위원 | choiyeahlee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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