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혜진 / 대학원신문 전 편집장

언론이 가야 할 길

안혜진 / 대학원신문 전 편집장

  시대가 변하면서 정보는 여러 매체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범람에 가까운 물결 속, 정도(正道)의 길을 걸으려는 언론사들은 적확하면서도 유익한 정보를 선별해야 한다는 책무를 지게 된다. ‘정론직필(正論直筆)’, 많은 이들의 눈과 귀, 입이 돼야 하는 언론을 상징하는 말의 무게는 오늘도 무겁게만 느껴진다. 본지 역시 대학원의 소통창구로서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이에 구체적으로 23년 상반기, 대학원신문이 어떤 길을 걸어갔는지를 되짚어보자.
  먼저 기획 지면은 크게 과학, 사회Ⅰ, 사회Ⅱ, 문화로 나눌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정신질환, 반려동물, 아동학대, 독서 문화를 다뤄 본지의 상반기 기획 콘셉트가 ‘인문·사회’에 집중되는 모습이었다. 이는 사회의 실질적인 현상이나 이슈와 밀착된 주제들로, 사회현상을 분석하고 적극적으로 성찰해 대안을 탐색하려는 대학원신문의 시도에 긍정적인 박수를 보낸다. 다만 본지의 독자들이 다양한 연구 분야에 관심을 지닌 연구자임을 고려했을 때, 인문·사회에 한정 짓지 않았다면 더욱 흥미로운 기사들이 제공됐으리라 생각된다. 타 대학원 언론사와 비교했을 때, 본지만의 독창적인 특색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 기획 지면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강조해주길 바란다.
  이어 학내 기사는 전반적으로 BK21사업, 의사방문진료사업, 창업숲마당 조성 등 본교의 사업이나 범우출판문화재단 박사과정 장학금 지원과 같이 정보 위주의 기사로 이뤄졌다. 물론 이와 같은 정보가 원우들을 주축으로 한 구성원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리란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언론은 정보와 소통의 창구뿐 아니라 감시와 견제의 한 축이기도 하다. 이에 후자의 기능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펜대를 더욱 날카롭게 잡아보는 것을 추천해 본다.
  1면 포커스에서 등록금 인상 이슈, 약탈적 학술지 문제 등을 다루며 비판적 시선을 견지하고자 했으나, 이들 기사는 대부분 문제를 포착하는 데 머무르고 있다. 본지는 당면한 문제를 인식하고 편집위원 개개인의 지적·논리적 판단에 기반해 해당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실질적 방안을 도출하는 것까지를 궁극적 목표로 한다.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힘을 가지고, 보다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해주면 어떨까. 편집위원들의 역량을 발휘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도 되묻고 싶다. 언론인으로서의 자질은 무엇일까. 대학원신문사에서 2년 간 근무하며, 그 답을 ‘성실함’과 ‘인내심’이라고 내리게 됐다. 언론은 계속해서 비판받을 수밖에 없는 숙명을 지닌다. 그 과정에서 객관적인 가치를 지키는 동시에 실질적인 대안을 제언하고, 정보와 견제 사이에서의 균형을 지키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편집위원들은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는 의무와 더욱 좋은 글을 써야만 한다는 고민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때로는 깊은 상처를 받기도 할 것이다.
  편집장과 편집위원들이 겪었을 한 학기의 고난을 생각하면 마음 한편이 아린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한 학기를 굳세게 ‘버텨준’ 이들에게, 언론인이자 연구자로서 성실히 임해준 구성원들에게 작은 격려를 보내고 싶다. 당신들이 있어서 오늘도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줬던 시간에, 따스한 감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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