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에티켓은 어디로

 
  ‘에티켓’의 어원을 알고 있는가. 프랑스어 에티케트(Étiquette)로부터 시작된 이 단어는 《옥스포드 영어사전》(1993)에 따르면, 벽 등에 붙인 쪽지에서 유래했다. 과거 프랑스의 궁정에서는 쪽지에 궁정 입장이 허용된 사람들의 항렬이 열거돼 있어 에티케트라는 단어에 ‘왕정의 규범에 걸맞게 품위 있게 행동한다’는 의미가 부여돼 지금의 에티켓이 된 것이다. 단어의 유래를 모른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의 의미와 지켜야 할 내용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영화관에서 영화가 시작되면 정숙하는 것이 기본 매너이며, 전시장에서는 다른 사람의 관람을 방해하지 않고, 작품에 손대지 않아야 한다는 기본 예절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학교에서는 어떤 에티켓이 필요하고 요구될까. 혹은 우리가 알면서도 모른 체 하는 에티켓이 있지는 않을까.

학술정보원 에티켓

  먼저, 학술정보원에서 지켜야 할 에티켓을 살펴보고자 한다. 학술정보원 학술정보팀 정홍진 과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학술정보원 내 필요한 에티켓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를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학술정보원 내 정숙 ▲시설 및 자료를 청결하게 사용하는 것 ▲정해진 반납 기간 지키기를 예로 들었다. 실제로 학술정보원에서는 연체료와 미반납 문제에 대한 민원이 많이 제기된다고 한다. 2014년 한겨례에 따르면, 대학도서관 내 ‘대출 얌체족’으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피해를 봤다고 한다. 이는 본교만의 문제를 넘어 모든 대학의 심각한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불철주야로 많은 이들이 사용하고 있는 열람실은 어떨까. 열람실에서는 소음과 음식 섭취에 대한 에티켓을 강조하고 있다. 열람실 관리를 담당하는 학술정보팀 송태명 차장은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들어오는 민원으로 열람실 내에서 발생하는 소음 문제를 설명했다. 현재 열람실에는 노트북 사용 공간이 존재한다. 하지만, 키스킨을 사용해 타자치는 소리를 줄여야 하며, 마우스 역시 무소음용을 사용해야 한다. 송태명 차장은 이 점들을 반드시 지켜줘야 한다고강조했다. 다만, 노트북 사용 공간이 아닌 곳에서 태블릿 PC 등으로 소음이 발생할 수 있는 키보드와 마우스 없이 온라인 강의를 듣는 행위는 다른 사람에게 방해되는 소리가 나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사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공간이 아닌 경우에서의 마우스 및 자판 사용은 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학술정보원 내 노트북 사용 공간은 1층부터 4층까지 마련된 노트북실, 열람실 안에는 1에서 4까지의 노트북실과 3A 노트북 열람실도 존재한다. 해당 공간을 필요에 맞게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교우들의 학업을 방해하지 않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열람실 좌석 사석화 역시 지켜지지 않는 에티켓 중 하나로 꼽힌다. 열람실 좌석은 따로 배석을 받는 시스템이지만, 책과 가방 등의 물품으로 자리를 선점하는 경우가 있어 문제가 된다. 또한, 복도에서 이뤄지는 통화나 큰 소리의 대화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모른 체 하는 것들

  대학원동을 이용한다면, 누구나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분리수거함 위에 무수하게 놓여 있는 음료들이다. 종이 컵홀더는 물론, 빨대도 그대로 꽂힌 상태인 일회용 컵들. 심지어 대부분 내용물이 버려지지 않고 올려져 있었다. 원우들이 많이 오고 가는 시간대 전후에는 더 많은 컵들이 분리수거 되지 않은 채 놓인다.
  물론, 그대로 쓰레기를 올려놓아도 학내 노동자가 깨끗하게 치워주기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잠깐 시간을 들이면 할 수 있는 일을 학내 노동자에게 당연하듯이 맡기고, 올바른 분리수거를 행하지 않는 것. 지성인인 우리에게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 모습이다. 지난 4월 18일 서울경제는 한 국립대에서 재활용 쓰레기들이 분리수거 되지 않아 쓰레기 산을 이루게 된 모습을 공개했다. 본교뿐만 아니라 모든 교우들의 에티켓을 점검해보며 올바른 분리수거를 실천해야 할 때다. 303동의 한 분리수거함 앞에는 “일하시는 분들도 너무 힘드십니다. 음식물,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 꼭 부탁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학업도 물론 중요하지만, 원우들을 비롯한 구성원들이 학내에 필요한 에티켓을 지켜가며 진정한 지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주은 편집위원 | wdhappy1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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