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 / 광주과학기술원 AI대학원 원장

 

디지털 정보, 신(新) 빈부격차의 시대 ④ 디지털 전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되는 지금, 이와 관련된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한 명확한 직시가 필요한 시점이다. 본 글에서는 디지털 격차가 일어나는 일련의 사례를 통해 조명하며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해서도 주목해보겠다. 나아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대안이 이뤄져야 할지 다각적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역사 ② 기술에서 ‘소외’된 사람들 ③ 디지털교육,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④ 디지털 전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디지털 뉴딜 정책의 장기적인 방향성

 

김종원 / 광주과학기술원 AI대학원 원장

 

 
 

 

  다가오는 미래에 대비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4차산업혁명·산업인터넷 등의 슬로건을 내세운, 정보통신기술(이하 ICT) 중심의 전방위적인 디지털전환을 시도하는 국내외적인 노력이 활발하다. 디지털전환은 변화 수준이 부분적 혁신의 수준을 넘어서서 ‘디지털 기술이 생태계의 모든 영역에 통합돼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면서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즉 전체적으로 뒤집어지는 수준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근본적 변화는 기존의 구도를 천천히 뒤집어 가는 거대한 지렛대와 같다. 따라서 다가오는 변화를 끌어낼 지치지 않는 커다란 힘을 축적해야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형 뉴딜, 1.0에서 2.0으로

 

  이처럼 전세계적인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서 작년 7월부터 추진되고 있는 한국판 뉴딜 전략은 올해 7월에 2.0 버전으로 보완되면서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휴먼 뉴딜, 그리고 지역균형 뉴딜의 결합으로 정리됐다. 특히 한국형 뉴딜 전략의 핵심인 디지털 뉴딜은 디지털전환에 대비한 새로운 기반, 즉 바탕이라 할 수 있는 디지털 사회간접자본(Social Overhead Capital, 이하 SOC) 인프라를 국가 전반에 걸쳐 장기 비전에 따라 구축해 나가면서 미래혁신 성장을 도모한다. 그러나 10년 이상 지속해서 추진해야 할 디지털 뉴딜 정책은 이제 시작 단계이므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확산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보인다. 따라서 장기적인 방향성을 가진 디지털 뉴딜 정책이 디지털전환 시대로의 지속적 변화를 도출하는 데 있어 그 효율성을 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참고로 2.0 정책은 1.0의 교육 인프라 디지털전환을 비대면 인프라 전체에 걸친 고도화로 통합하고, 비대면을 포함한 초연결 신산업 육성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면 지금부터 미래 디지털 사회·경제의 ICT 인프라 발전에 관한 핵심 원리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다가올 디지털전환에 대한 바람직한 장기 방향성에 대해서 함께 살펴보겠다.

 

ICT 계층구조에 적합한 ‘거꾸로 프레임워크’

 

  본 기고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널리 활용하는 ICT 인프라-플랫폼-서비스에 걸치는 3개 계층을 피라미드 형상에서 벗어나 역삼각형의 ‘쐐기(Wedge)’ 형상으로 변모시킨 ‘거꾸로(Flipped) 프레임워크’에 먼저 주목한다. 즉 거꾸로 프레임워크가 전체적으로 구조를 뒤집는 디지털전환의 원동력을 축적하는 바람직한 참조모델이라는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뒤집어진 거꾸로 프레임워크’에서는 하부계층의 재료, 중간계층의 도구, 상부계층의 서비스 사이의 구조적인 형상이 크게 변화하게 된다. 기존의 피라미드 구조에서 하나의 서비스 실증은 안정적이지만, 다른 서비스 실증을 위한 구조적인 변화는 매우 어려운 단점이 있다. 하지만 역삼각형 쐐기 형상의 계층 구조에서는 모든 서비스에 공통적으로 아래 계층은 거의 유사하므로, 상부계층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그냥 조금씩 늘려서 맞춰 가면 된다. 또한 한 번 파고들어 위치한 쐐기는 시간이 지나 무거워지면 더 파고들면서 점차적으로 튼튼하게 자리를 잡아간다는 원리도 적용된다.

  이와 같이 다가오는 디지털전환에 대비하기 위해서 거꾸로 프레임워크 기반으로 역전시켜 가는 디지털 인프라 환경의 장기적인 구축은 필수사항이다. 기술적으로 구체화하면, 거꾸로 프레임워크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정의 공용인프라’와 이에 기반한 ‘클라우드-연계 공통플랫폼’이 핵심이다. 여기서 클라우드-연계 공통플랫폼은 특정 벤더에 의존하지 않는 오픈소스 클라우드-네이티브 컴퓨팅 기반의 하이브리드·멀티클라우드 구축을 지원하고, 데이터-중심 컴퓨팅에서 요구하는 유연하고 확장성 있는 데이터 확보·교환·공유 또한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또한 상기한 공유인프라는 역삼각형 형상의 거꾸로 프레임워크에서 하부계층을 같이 쓸 수 있게 준비해야 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도로와 같은 교통 인프라 서비스를 같이 쓰는 것과 같이, 공공 목적으로 모두 함께 안전하게 쓰도록 개방한 공유인프라가 필요하다. 또한 공통플랫폼은 서비스를 만드는 도구를 통일성 있게 제작해서 다양한 서비스를 원활하게 생성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즉 비슷한 도구를 널리 활용하는 방식처럼 공통플랫폼을 이용하도록 보급함으로써, 남는 에너지와 재료는 다른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데 집중하게 하는 것이다.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네트워킹으로 엮어내는 D-N-A 개념

 

  초융합형 컴퓨터 박스들의 계산·저장·네트워킹 자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표준·통합지향의 소프트웨어-정의 인프라는 코어(Core), 에지(Edge), 그리고 종단(End) 영역들로 크게 구분된다. 코어 영역에는 거대독점 클라우드 사업자들 위주의 초대형 데이터센터들의 연합체가 자리 잡고 있으며, 반대편 종단 영역에는 메쉬 형태로 엮어진 다양한 사물과 사람들이 흩어져 분포하고 있다. 그리고 두 영역이 만나는 에지 영역을 중심으로 분야별 산업들과 접점을 가지면서 특화된 AI융합(AI+X) 서비스들이 다양하게 산출되는 것이다. 즉 고도화된 ICT 인프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들에서 산출된 개방형 데이터를 활용하면서, ‘Data-Networking-AI(D-N-A)’ 개념의 융복합 서비스 창출이 서서히 시작되도록 준비해야 한다.

  또한 디지털전환에 대비한 가치-지향 서비스 생태계를 선제적으로 만들어 내려면 유기적인 연계를 진행하는 ‘Data-AI 통합 A·B·C·D (AI, Blockchain, Cloud, Data) 프레임워크’와 같은 구조적인 접근을 모색해야 한다. 여기서 블록체인은 데이터에 대한 신뢰성 제고와 인센티브 제공을 위한 기술적인 수단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 중심 초연결 인프라 기반으로 사용자-주도형 AI+X 서비스를 신속하고 경제적으로 실증하도록, 오픈소스를 활용한 인프라와 플랫폼을 종단-에지-코어 영역에 걸쳐 개발·운영병행체제(DevOps) 자동화가 가능한 형태로 구축하고 운용해야 한다. 이때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데이터를 수집·저장·처리하고 이를 활용해 미래형 AI+X 서비스를 개발·운영하는 실증 테스트베드 중심의 에지-코어 클라우드 연계형 리빙랩 사례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살아있는 데이터에 기반한 실용적인 AI+X 연구개발’이 이뤄지도록 산·학·관·연의 참여 주체들이 함께 활용하는 공용인프라와 불필요한 중복이 없는 일관된 공통플랫폼을 추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공유인프라-공통플랫폼에 기반한 AI+X 서비스 생태계 조성

 

  다시 살펴보면 쓸만한 데이터를 가득 모은 데이터 댐을 건설하고, 모여진 데이터와 AI가 서로 엮어지는 디지털전환 시대에 대응하는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런데 인공지능 기술은 아직은 아이(AI) 수준의 기술이므로, 아이가 미래 세상을 꾸준하게 바라보면서 계속 꿈을 키우도록 꾸준하게 방향을 선도할 주체인 데이터-인공지능 관제타워의 신설도 필수적이다. 관제타워를 중심으로 국가 차원의 장기 비전을 설정해 놓고, 서로서로 역할을 분담하면서 디지털 생태계를 위한 균형 잡힌 발전과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는 국가적인 노력이 낭비되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정리하면, 디지털전환을 실현하기 위한 디지털 뉴딜 전략이 진행되는 시점에서 장기적으로 일관된 추진 계획이 요구된다. 이는 사용자 중심의 AI+X 서비스, 그리고 그 거점환경인 AI 집적단지들을 지속적으로 확충 및 연계함에 있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즉 거꾸로 프레임워크에 기반해 인프라-플랫폼-서비스 계층을 효율적으로 아우르면서 미래형 디지털 기반으로 변모시켜야 한다. 또한 산·학·관·연의 공감대를 형성해 산발적으로 흩어지는 소모적인 노력을 최소화하면서, 미래지향적인 데이터-중심 클라우드-연계 공용인프라와 공통플랫폼을 실증적으로 구축하고 계속적으로 보완하면서 운영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요점들이 국가의 미래 디지털 경쟁력 제고를 위한 최우선 공통과제의 하나임을 함께 인식하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 또한 거꾸로 프레임워크에 따른 미래형 디지털 인프라의 앞서가는 구축을 위한 중장기 노력을 국민들과 함께하는 ‘꿈꾸는아이(AI) 인력 양성’과 병행해 쐐기처럼 집요하게 파고들며 지속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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