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11.11 수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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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우작품소개] 평면 위 중첩된 흔적이 회화가 될 때김정우 / 조형예술학과 서양화전공 석사과정
이희원 편집위원  |  ryuni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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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호]
승인 2020.11.04  01: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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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우작품소개]

 

   
▲ 김정우作, 중첩11, 91x73(cm). mixed media. 2020

평면 위 중첩된 흔적이 회화가 될 때


김정우 / 조형예술학과 서양화전공 석사과정

 

■ ‘표면 위에 쌓인 물질’이라는 컨셉이 독특하다

  현대미술은 진입장벽이 높아 마치 ‘그들만의 리그’인 것처럼 생각된다. 이에 대한 비판점을 토대로 작품 감상의 과정에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직관과 감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필자는 ‘평면에 물질이 올라가 있는 형태’를 회화의 물리적 출발점이라고 정의하며 평면에서 벌어지는 질료들의 조형적 요소 자체에만 주목하고자 했다. 물질의 중첩, 그 흔적 자체가 작품이 되는 것이다. 보이는 것은 하나의 ‘사실’로서 자리하기에 이때 회화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에 의미를 두고 그 물질성에 대한 존재론적 관점으로 작업을 확장하는 게 목적이었다.

■ ‘반복’과 ‘우연’은 어떤 의미가 있나

  작가는 다른 직업군보다 비교적 자유로운 환경에 있는 만큼 스스로의 규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반복은 이러한 통제된 하루를 함축시킨 행위이자 수행적 요소가 된다. 대부분의 전업 작가들에게 작업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작가가 할 수 있는 건 계속 이 길을 걸어갈 것인지, 이제 그만 둘 것인지 선택하는 일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목적으로서의 통제는 더욱 중요해졌고, 그 과정이 쌓여 지금의 작업관이 만들어진 것 같다. 당장 내일의 하루가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 ‘반복’과 ‘우연’을 통해 그 모습을 은유하고자 했다.

   
▲ 김정우作, 중첩3, 91x116(cm). 캔버스에 혼합재료. 2020

■ 실리콘과 먹(墨)이 주재료가 되는데

  실리콘과 먹은 물질적으로 큰 관계가 없다. 그러나 평면에 물질이 쌓인 상태를 표현하는 그 출발점을 생각해본다면 이는 평면엔 어떤 것이 쌓여도 허용된다는 뜻이다. 작업을 할 때만큼은 자유롭게 생각을 펼치고 싶었지만, 경제적 여건이 그 자유를 통제했다. 대학원에 오기 전 현장 일용직을 부업으로 했는데 당시 현장에서 사용한 실리콘이 마치 물감 같다고 생각했다. 실리콘은 물감보다 훨씬 저렴했기에 부담없이 원하는 바를 마음껏 표현할 수 있겠다고 여겼다. 한편, 서양화 전공자인 나에게 동양사상은 낯섦과 동시에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먹이라는 재료에 더욱 가까워지고 싶었던 데다가 먹물은 서양의 물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도 했다. 결국 유화의 느낌을 가진 실리콘과 먹물의 만남이 주는 흥미, 그리고 이러한 이질적인 관계가 빚어낼 결과물에 대한 우연성을 기대하며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 김정우作, 중첩(1번)세부샷, 326x520(cm). 화판에 실리콘과 먹, 애나멜 페인트. 2020

■ 실리콘 위 먹은 부자연스럽게 존재한다

  결과물로 나온 작품에선 두 재료가 공존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 제작 과정은 혼돈 그 자체다. 실리콘은 원래 건설 현장에 있어야 하는 재료임에도 미술이라는 테두리 안에 갇혀 평면 위에 놓인 상태며, 먹물은 흡수의 과정을 거쳐 비로소 표현되는 재료지만 실리콘 위에서 수분이 전부 증발하기만을 기다린다. 그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어느 순간 공존하는 상태의 느낌과 함께 작품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처럼 재료들의 본래 기능을 생각한다면 제자리를 찾지 못한 느낌이 드는데, 이는 작가로서 살아가는 삶이 현실에서 동떨어진 것과 비슷하다. 현재 처한 환경과 나의 모습이 마치 실리콘 위 억지로 놓인 먹의 흔적처럼 느껴졌다.

■ 추후 활동 계획은

  반복, 우연으로 시작된 작업이 점차 ‘존재’에 대한 고찰로 이어졌다. 완성된 작품은 관람객에게 보여지고 그들과 소통될 때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통이 되지 않는 작품은 마치 무인도에서 홀로 살아가는 개인과 같다. 지금은 중첩된 그 상태, 보이는 형식에만 주목하고 있지만 존재에 대한 개념을 더해 심층적으로 연구하고자 한다. 그리고 다양한 장르와 방식으로 그 고찰을 투영한 작업을 할 계획이다.

정리 이희원 편집위원 ryuni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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