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존버하는 당신에게

주디 (Judy, 2019)

   히트송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의 주인공, 주디 갈랜드의 굴곡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그가 스타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오르막길과 그 이후 내리막길의 시기를 교차하는 방식을 통해 냉혹한 쇼 비즈니스 세계의 이면을 드러낸다. 특히 그가 작고하기 6개월 전 마지막 무대였던 런던 콘서트를 준비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하는 서사 속에서 어린 주디가 겪었던 초기 할리우드 시스템의 폭압은 큰 트라우마였음을 알 수 있다. 영화에선 주디가 화려한 스타가 되기까지 받았던 숱한 상처와 외로움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이처럼 망가진 몸과 마음을 부여잡고 살아가던, 사람들 앞이라면 다시 서기 싫어했던 중년의 그를 런던 무대로 불러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주디는 사랑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살면서 총 4번의 결혼을 했고,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식들과 함께 사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가 살면서 채워가는 시간이 모두 다 만족스러운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을 버티게 해주는 건 우리가 지키고 싶은 가치와 사람들이다. 그리고 당신이 지켜내는 그 모든 가치와 사람들에게 당신이 버텨냈던 시간의 의미는 크다. 때로는 내가 뭘 믿고 이 길을 계속 걸어가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지키고 싶은 것들을 꼭 지켜야겠기에 버티는 것밖엔 답이 없어 스스로가 초라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존버‘하는 당신은 결코 작은 사람이 아니니, 응원하고 싶다.

최진원 편집위원 | jinwon3741@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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