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7.27 월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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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우작품소개] 인식의 껍질 벗겨내기허창범 / 조형예술학과 서양화전공 석사과정
이희원 편집위원  |  ryuni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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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호]
승인 2020.03.17  20: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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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우작품소개]
 

   
 

인식의 껍질 벗겨내기


허창범 / 조형예술학과 서양화전공 석사과정

 
■ 거푸집과 석고의 상관관계가 흥미롭다
작품을 제작할 때 주조의 방법을 이용한다. 특정 형상을 캐스팅해 거푸집을 제작하고 그 거푸집에 석고를 붓고 여러 번 복제하는 방식이다. 거푸집은 대상을 복제하기 위한 장치지만 복제의 과정에서 석고와 물의 비율, 외부 환경적 요소로 인해 서로 조금씩 다른 형상을 갖는다. 이때 캐스팅한 조각들은 완벽한 결과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형태와 이미지로 치환되면서 석고의 물성은 결과물의 텍스처를 의미하는 단어로 대체된다. 나는 이 지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우리가 무언가를 인지하는 과정이 선험적 데이터를 통해 이뤄지는지 아니면 오롯이 그 대상을 향한 인식인지 말이다.

■ 조명으로 음영을 만들고 이를 평면에 재현하는 이유는
정보의 생산과정과 인식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데이터(Data)란 정보를 작성하기 위한 자료고, 정보(Information)는 특정한 데이터들의 집합을 통해 얻은 정황이다. 즉 데이터가 가공되지 않은 원석이라면 정보는 가공 이후의 보석과 같은 것이다. 이 작업은 복제된 조각, 조각을 촬영한 사진, 사진을 재현한 페인팅 등 다양한 과정을 통해 원본을 본뜬 결과물들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인식의 단계를 거쳐 작가의 주관적 견해가 개입될 수 있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데이터 자체가 아닌, 가공을 통해 정보가 유포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페인팅의 본질은 결국 천 위에 발려진 물감의 확률적 분포 상태지만, 우리는 형태와 이미지를 통해 의미를 인식하지 않는가. 예술 작품은 만들어진 결과뿐만 아니라 그 과정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러한 방식을 채택했다.

■ 작품화되는 대상이 다양한데 선정 기준은
초기 아쿠아리움 전시생물을 제외한다면 원본성이 강한 명화, 신성성을 내포한 종교 조각, 그 외 친숙하고 익숙한 대상을 선정했다. 우리는 대표성이 강할수록 때론 단일하거나 명확하게 그 대상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질료 자체보다도 이미지가 가진 정보가 인식의 핵심이기에 한번 대상을 설정하면 그 대상이 가진 특징을 생각하며 표현하는 편이다. 부처상의 경우 ‘공(空)’ 사상을 떠올려, 대상을 부수거나 갈아서 표현했다.

■ 개인적인 단상과 후속 작품 계획은
정보에 대한 의문을 바탕으로 작품을 제작한다. 퇴적층처럼 축적된 수많은 정보에 의해 존재의 본질을 오판해선 안 될 것이다. 정보는 본질 그 자체가 아니며, 그것들은 절대적이지도 영속성을 띠지도 않는다. 결국 정보란 단지 역사적이고 우발적인 특이성을 내포한 무언가라고 생각한다. 향후 해당 개념을 유지하면서 3D 스캐너 등 다양한 매체들을 이용해 작품활동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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