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10.9 금 13:00
학내
[사설] 이 겨울이 지나면
장소정 편집위원  |  sojeong2468@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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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호]
승인 2020.03.16  23: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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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 겨울이 지나면


   지독히도 추운 겨울이었다. 이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바람이 불겠거니, 꽃이 피겠거니 하며 오래도 기다렸건만 추위는 쉽사리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추위와 함께 몰려들어온 전염병도 사그라질 기세를 보이지 않는다. 함께 온 것이라 그런지 불공평하게 배분되는 양상마저 비슷해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자가격리와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은 임금노동자들의 생계를 위협했고 잇따른 휴원과 휴교로 인해 돌봄 노동은 가중됐다. 유례없는 긴 공백기에 사회 곳곳에서는 새로운 사회적 시도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나,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다. 직업이나 성별을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지급하는 기본소득은 성남시를 주축으로 한 청년배당과 서울시 청년수당이 대표적이다. 이후 관련 논의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재난기본소득’ 개념이 다시금 주목받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생계를 위협받는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생계보장을 위한 금액지원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새로운 분배의 정의가 도입돼야 한다며 전주시에서는 국내 최초로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해 지난 10일 지원금을 추가 편성하기도 했다.
하나,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논의다. 각종 업무가 화상회의와 재택근무로 대체되고 수업은 온라인 강의로 진행되면서 새로운 플랫폼들이 주목받고 있다. 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이 곳곳에서 일어나면서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오프라인의 가치의 중요성을 외치는 이들도 있었지만, 온라인 플랫폼의 대체 가능성은 강력하게 작동했다. 굳이 오프라인으로 작업할 필요가 없는 업무들이 정리되기 시작했고 재택근무에 대한 유연한 사고방식이 자리 잡을 수 있게 됐다.
   하나, 개인정보에 대한 논의다. 코로나19와 함께 찾아온 일상 속 한 장면은 바로 확진자의 동선을 확인하는 일이었다. 혹시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던 것은 아닌지 노심초사하며 SNS에 공개된 노선을 따라 며칠간 경로를 되짚어본다. 정부는 확진자의 카드사용과 CCTV 등을 참고해 동선을 확인하고 해당 내용을 온라인 사이트에 공개한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역학조사였지만 개개인에 대한 조롱과 비난도 함께 확산됐다. 국가가 수집할 수 있는 개인정보의 한계는 어디까지일지 생각해보게 되는 지점이다.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도,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논의도, 개인정보에 대한 논의도 어느 것 하나 완전히 새로운 의제가 아니다. 그러나 이 겨울은 ‘추위’가 길어졌을 때 우리를 보호해 줄 안전망이 충분치 않다는 것을 알려줬다.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에 대한 욕망이 움터 새로운 시도가 더 늘어나길 바란다. 모두가 멈춰 웅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역동적인 겨울을 살고 있다. 도움닫기를 위해 굽었던 무릎이 펴지는 순간, 우리는 얼마나 뛰어오를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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