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신]


학생회비 사용, 누가 결정하나


  본지는 지난 호에서 학생회비의 회계 결산보고가 이뤄지지 않아 원우들이 학생회비 사용내역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된 논의가 오리무중한 상황에서 학생회비가 어떤 목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사용되고 있는지 검토했다.
  제40대 대학원총학생회(이하 원총) 재정은 총 14억 5625만 250원으로 이 중 학생회비 예산은 9백 10만원이다. 학생회비는 교비와 달리 원우들의 자발적인 납부로 이뤄져 원총에서 전액 편성·집행한다. 안소정 총학생회장에게 학생회비 편성과정을 문의하자 “학과 대표들을 통해 원우들이 필요한 항목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학생회비의 사용 목적을 결정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청한 한 학과 대표는 “어떤 목적의 회비 사용을 요청해야 하는 지 모르겠다”며 “학생회비 사용을 요구할 수 있는 절차에 대해 전혀 전달받은 바가 없다”고 전했다. 여러 차례의 인터뷰에서 의견수렴 과정을 묻는 본지의 질문에 학과 대표들의 답변은 이와 대동소이했다.
  회칙에 따르면 학생회비 사용에 대한 의결은 전체대표자회의(이하 전대회)에서 이뤄지는 것이 원칙이다. 비상대책위원회와 달리 제40대 원총이 구성됨에 따라 학생회비 납부창구가 열려 재정에 추가됐다. 그렇기에 지난 10월 전대회에서 학생회비 사용에 대한 의결이 필수였음에도 원총은 상반기와 예산안이 동일해 의결할 사항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안 회장은 학생회비로 “학부, 안성캠퍼스에서 제작하고 있는 수첩을 대학원도 함께 제작할 예정”이라고 전대회 현장에서 밝혔으나 해당 사안을 묻는 의결 역시 진행하지 않았다. 안 회장은 누락된 의결절차에 대해, 전대회 개최를 위한 대표자소집의 어려움으로 인해 “과 대표 회의를 통해 찬반투표를 거친 후 의결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또 다른 학과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과 대표 회의에서 학생회비에 관련된 찬반투표를 한 번도 진행한 적 없다”고 전하며 안 회장과 전혀 다른 답변을 했다. 대표자의 참석 부족으로 의결이 간소하게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회칙위반은 정당화되지 않는다. 회칙이 대학원 상황에 맞지 않다면 상충되는 회칙을 개정해야하나 이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원우들이 매 학기마다 1만원씩 자발적으로 납부한 학생회비 사용에 관해 ‘편성’하고 ‘의결’하는 주체는 과연 누구인가.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으려면 통보나 하달의 형식이 아니라 최소한 각 계열대표 및 과 대표와의 의견교환을 통해서라도 학생회비를 각득기소(各得其所)하게 편성·의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장소정 편집위원 | sojeong2468@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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