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중앙예술제 폐지

  ‘중앙예술제(이하 예술제)’는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져 온 대학원총학생회(이하 원총) 학술기획국(이하 기획국)의 핵심 사업으로, 일반대학원 예술계열 원우들이 스스로 기획·진행하고 원총이 예산을 지원하는 본교의 특색 있는 축제였다.
  지난해 이뤄진 ‘2018 예술제’에서는 조형예술학과·디자인학과·공연예술학과가 참여해 학내를 중심으로 전시 및 책자 발간, 오픈스튜디오, 공연 등을 진행했다.
  당시 지현주 제39대 원총 예술계열 대표(이하 전 대표)는 결과보고서에서 “전진한 행사 과정을 통해 앞으로의 예술제의 변화 체계에 이바지한 변환점이 된 것 같다”며, 보다 나을 ‘다음의 예술제’를 기대했다. 그러나 어찌 된 연유에선지 올해는 예술제가 기획국 사업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 전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2019년 상반기 감사를 할 때도 예술제에 대한 변동 사항이 없었다”며 “예술제 폐지 결정 여부는 ‘학생회’ 회의를 통한 결과이기에 기획국에 문의하는 게 정확할 것”이라 전했다. 또한 관련 논의가 진행된 해당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은지 현 제40대 원총 예술계열 대표 역시 본지의 문의에 “예술제와 관련한 논의와 절차는 자세히 알지 못하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의견 수렴 절차 있었나

  지난 예술제 결과보고서를 살펴보면, 축제에 참여한 학과 대표 대다수는 내년에 이뤄질 예술제에 대한 보완점을 논의했다. 그 누구도 다음 해부터 예술제가 폐지된다는 사항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는 원총이 사업 수행 당사자인 원우들과 계열대표의 공식적인 의견수렴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예술제를 폐지한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다. 본지는 사실 확인을 위해 2018년부터 19년 상반기까지 기획국을 담당했던 김희영 전 국장에게 여러 차례 취재를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이정현 현 기획국장 또한 “예술제는 작년에 없어진 사업”이라며 “이에 대해 잘 모른다”는 입장만을 밝힐 뿐이었다.

예술제, 특강으로 대체

  김은지 예술계열 대표는 본인의 임기 동안 예술제를 대신해 진로설계특강(이하 특강) 사업이 진행돼, “예술계열 원우들이 전공실기 외에 견해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본지는 2019년 상반기 ‘회장단 감사자료집’을 통해 지난 3월 28일 이뤄진 1차 중앙집행부 회의록에서 당시 김희영 기획국장이 “예술제 폐지 및 특강 대체”를 보고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예술계열 감사자료집’ 사업별 평가에 “2019년도 특강사업은 예술제를 대신하여 새롭게 개편된 사업”이라 밝히고 있음을 확인했다. 다만 폐지 및 개편 이전에 당연히 이뤄졌어야 할 ‘원우들과의 논의 과정’은 그 어디에서도 확인할 수 없었다. 지난 상반기 예술학과 박사과정 대표였던 공현진 원우는 “예술제를 왜 없앴는지 고려해 볼 기회가 없었다”며, “원우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되는 예술제가 다시 부활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차액 1,350만 원은 어디로

  지난해 기획국 사업 가운데 예술계열에 배정된 예산은 총 1,550만 원이었다. 올해 기획국은 예술계열 특강 시행으로 200만 원의 증액만을 강조하며, 사실상 예술제 폐지로 1,350만 원이 삭감된 사항에 대해 안내하지 않았다. 이번 제41대 예술계열 대표 선거에 단독 출마한 최수민(조형예술학과) 후보자는 이러한 예산 차액과 예술제의 거취를 묻는 본지의 질문에 “원우들의 의견을 조사하고, 예술제와 특강을 비교했을 때 어떤 것이 유용한지 설문조사를 진행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 답했다. 원우들의 의사를 바탕으로 명확한 논의와 의견 수렴 과정이 이제부터라도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정보람 편집위원 | boram2009@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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