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만 / 독일유럽학과 석사과정

[원우 말말말]


독일에서 보내온 편지


권기만 / 독일유럽학과 석사과정


  나는 현재 마인츠(Mainz) 대학교 예술사 석사과정으로 1년간 해외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수행하기 위해 독일에 와있다. 올해 4월부터 학기가 시작해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느낀 생각과 감정을 나누고자 한다.
  우선 예술사 전공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예술사(Kunstgeschichte)는 ‘예술의 기원과 시대의 변화에 따른 변천 과정과 양식을 연구하고 해석하며 기록하는 학문’이다. 예술사는 시대에 따라 정치·사회·문화적으로 서로 긴밀하게 관련돼 총체적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미술·건축·철학·문헌학·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이 중 내가 연구하고 싶은 대상은 독일의 ‘바우하우스(Bauhaus)’와 ‘빈 모더니즘’ 예술이며, 특히 ‘텍스트와 그림의 상호 매체성’에 관심을 두고 있다. 본 연구와 관련된 수업이 열리는 곳이 마인츠 대학교였기 때문에 이곳으로 파견대학을 결정했다.
  큰 뜻을 품고 고향 땅을 떠나왔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쉬운 일은 없었다. 언어의 장벽은 물론이거니와 우리나라와는 상이한 행정 및 학교 시스템으로 인해 매일이 긴장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겪어보니 마냥 차가운 줄 알았던 독일인들도 따뜻한 심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게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그들은 기꺼이 자신의 일처럼 나를 도와줬고, 서툰 독일어로 대화할 때에도 배려해주는 교수님과 친구들이 있어 낯선 독일 생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많아 ‘UniChor Mainz(마인츠 대학교 합창단)’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이런 동아리 활동은 일상의 큰 즐거움 중 하나다. 연습 첫 날에는 아는 사람도 없고 독일어도 서툴러 적응하기 쉽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같은 테너파트에 있는 친구들과 점차 친해지게 됐다. 합창단 활동은 음악에 대한 갈증을 채울 수 있고 독일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좋은 통로가 됐다. 그리고 지휘자 선생님의 독일어 지시를 들으면서 노래를 반복해 부르다 보면 언어능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되는데 이 외에도 여러 장점이 존재했다. 해외 유학을 경험하게 된다면, 본인의 관심사에 따라 동아리에 참여하는 것도 현지 적응에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첫발을 디뎠지만 내게 주어진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성공적인 학업 성취뿐 아니라, 모든 삶의 순간들을 인격과 지성이 성숙해지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그러기에 이처럼 좋은 기회가 주어진 것에 더욱 감사함을 느낀다. 해외에서 공부하는 것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부딪혀 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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