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성 / 공연예술학과 석사과정

연극 <죽음 혹은 아님> 

공연 포스터_공연예술학과 제공
공연 포스터_공연예술학과 제공

허재성 / 공연예술학과 석사과정

■ 공연 작품 <죽음 혹은 아님>에 대해 소개를 한다면
  세르지 벨벨(S.Belbel)은 스페인어권에서 영화각본 및 연극희곡 활동을 활발히 하는 극작가다. 본 작품은 품고 있는 의미가 무거운데 비해 풀어나가는 방식은 오히려 가벼운 진행이다. 연쇄적으로 얽혀있는 일련의 죽음은, 우리 주위에서 일상적으로 마주칠 수 있는 평이한 형태의 죽음부터 극적인 형태의 죽음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아주 작은 행동의 변화로 인해 다시 죽음은 멀어져가고, 삶을 되찾거나 또는 원래의 삶을 이어간다. 이러한 플롯은 우리에게 어려운 질문들을 던진다. 죽음과 삶은 우연인가 필연인가. 우리 주위에 펼쳐지는 삶이 우리의 죽음에 영향을 미치는가. 우리는 그 죽음에서 어떤 삶의 의미를 끌어낼 수 있나. 죽음이라는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질문을 짧은 삶의 연속으로 던진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작품이라 공연에 도전하게 됐다.

 

공연 연습 장면_공연예술학과 제공
공연 연습 장면_공연예술학과 제공

■ 연출 시스템이 독특하다
  작품은 모두 7개의 서로 다른 이야기가 이어져 있고 각 이야기마다 한 명씩 연출이 따로 있다. 개별 이야기들은 해당 연출들이 전권을 갖고 자신의 스타일로 작업하고 있다. 본인은 총연출을 맡아 7명의 연출이 각자의 색을 낼 수 있게 돕는 역할이다. 사실 이 희곡이 개별 이야기는 짧지만 모두 모아 놓고 보면 꽤 길다. 관객 입장에서 지루하면 아무리 좋은 의미를 담고 있어도 소용이 없기에 각기 개성을 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공연을 관람할 때 7개의 단속적인 이야기가 어떤 관계이고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파악하며 보는 것도 좋겠고, 거꾸로 7편의 서로 다른 연출을 한 세트마냥 감상하며 보는 것도 좋겠다. 또한 본 공연은 대학원 학과 과목 안에서 진행된 공연이기에 배움의 기회이자 새로운 형식을 시험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

 

공연 연습 장면_공연예술학과 제공
공연 연습 장면_공연예술학과 제공

■ 작중 인물 중 ‘작가’만이 다른 결말을 갖는다
  7개의 이야기 중 가장 먼저 시작하고 가장 나중에 끝을 맺는 작가와 부인의 이야기는, 다른 모든 이야기와 매우 약한 연결 고리를 갖고 있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그 관계를 파악하고 정의 내리는 것에서 희곡의 이해를 시작했다. 일련의 이야기들이 작중 작가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작가가 오토바이 사고의 이야기는 왜 쓰려고 했는지를 작품을 이해하는 단초로 삼았다. 특히 마지막 ‘작가의 죽음에 가까이 가는 순간’은 이 작품이 전달하는 메시지의 완성이 되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공연 연습 장면_공연예술학과 제공
공연 연습 장면_공연예술학과 제공

■ 스킵(skip)이 손쉬운 시대에 ‘연극’이란
  매체는 기술과 함께 발전하고 기술은 항상 사람들의 사고방식 변화를 이끌어 낸다. 인터넷이 생기며 사람들은 ‘권력 없는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조직’을 사고방식에 편입시켰고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며 ‘앎의 개념을 조각난 정보의 빠른 흐름으로 대체’시켰다. 공연문화 역시 이러한 사고방식 변화에 맞춰 모습을 바꿔 나가는 부류도 있고, 오히려 수천 년 전의 시도를 이어나가는 이들도 있다.
  사람들은 연극이 이토록 오랜 시간 살아남을 수 있었단 사실에서 연극이 지닌 매력을 궁금해하고 탐구한다. 본인은 오히려 그 오랜 시간의 대부분을 소수가 즐기는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계에 주목하고자 한다. 또한 그 생명력과 한계가 ‘제한된 무대에 상상력만으로 모든 것을 표현할 수밖에 없는 장르’라는 요소에 기반한다고 생각한다. 기술의 발달과 매체의 변화로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변한다면 제한된 무대는 상상력의 방향을 바꿔 새로운 환상을 보여줄 것이다.

정리 정보람 편집위원 | boram2009@cau.ac.kr

일반대학원 공연예술학과 제13회 정기공연 안내
■공연: 연극 <죽음 혹은 아님>
■일시: 5.17(금) 20:00, 5.18(토) 16:00, 5.19(일) 16:00
■장소: 중앙대학교 공연예술원 연극실험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이화장길 86-8)
■문의: 공연예술학과 대학원 02)76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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