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앓이 ④ 쓰레기로 달리는 기술

  급속한 산업화·도시화·공업화 뿐 아니라 미흡한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으로 인해, 환경오염은 점점 심각해지고, 우리의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우리는 끊임없이 쓰레기를 생산하지만, 손을 떠난 쓰레기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 쓰레기 배출은 계속 증가할 것이고, 우리가 살고 있는 터전의 대부분을 차지해가고 있다. 우리가 소비한 다양한 쓰레기에 대해 살펴보고, 나아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기후변화의 주범 CO2 및 폐기물을 활용하는 탄소자원화 기술


최창식 / 한국폐자원에너지기술협의회 수석연구원


  일반적으로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는 10~15% CO2(이산화탄소), 50~150 ppm CO(일산화탄소), 2~5% O2(산소), 100~500 ppm NOX(질소산화물), 100~500 ppm SOX(황산화물), 75~80% N2(질소) 성분들로 구성되는데, 이 중 SOX와 NOX의 경우 탈황(脫黃)공정과 탈질(脫窒)과정을 거쳐 0.1~0.2 ppm의 극소량만이 배출되며, CO2의 대부분은 그대로 배출되는데 바로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다.

  CO2 배출량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경제 및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배출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전 세계에서 발생되는 CO2의 양은 2005년 4백20억 톤이었으나 점차 증가해 2020년에는 2005년 대비 약 1.6배 증가한 6백80억 톤이 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세기 산업혁명 이래로 대기 중 CO2 농도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2015년경에는 온실가스 관측 이래 처음으로 전 지구적 CO2 농도가 400 ppm을 상회했다. 이에 따른 지구의 평균기온은 지난 133년간(1880~2012년) 0.85℃ 상승했으며, 온실가스가 현재 추세대로 배출된다면, 금세기말 2100년경에는 지구 평균기온은 3.7℃, 해수면은 63cm 상승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요한 것은 CO2 농도 400 ppm의 상회는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의 임계점인 산업혁명시대 이전 대비 2℃ 상승에 대한 심리적 저지선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하며, 기상재해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는 점이다.


기후변화 대응 국내외 동향

  국제사회는 2015년 12월 파리협정 채택으로 지구촌 기후변화 대응을 선진국 중심에서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보편적 대응체제로 전환했다. 탈화석 연료화 및 비용효과적 온실가스감축 수단 도입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저탄소 녹색경제로의 전환에 총력 경주하는 범지구적 기후변화 대응체제를 마련했다.

  우리나라도 파리협정 국회 비준동의안 가결 후 UN에 비준서를 기탁했으며,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 기본 로드맵”을 통해 2030년 배출전망치(8억 5100만 톤) 대비 37%인 3억 1500만 톤을 감축하는 이행방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정부는 CO2 감축안 달성을 위한 다양한 이행방안을 제시해왔다. 온실가스 저감 기술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중 CO2를 포함한 배기가스로부터 CO2를 분리·포집한 후 저장하는 CCS(Carbon Capture & Storage) 기술이 개발돼 왔다. CO2 저장은 주로 원유 등을 지하에서 채굴하고 CO2를 저장하는 EOR(Enhanced Oil Recovery)기술이 대표적인데 해외의 경우 이미 경제성을 확보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포집된 CO2를 포항 분지 등 해양지 중에 저장하고자 했으나 최근 지진 발생 빈도가 높아 이를 실행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며, 이외에는 저장할만한 공간이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CCS 공정으로부터 CCU(Carbon Capture & Utilization)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또 탄소자원화 플래그쉽 국가전략과제 등 탄소자원화로 방향을 잡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CO2를 포집할 뿐 아니라 유용한 자원으로 재활용해 고부가의 물질로 전환하는 선순환기술이다. 아직 기술 성숙도는 낮으나 활용 측면에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림1. 국내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출처: 제1차 기후변화대응기본계획, 2016.12)
그림1. 국내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출처: 제1차 기후변화대응기본계획, 2016.12)


CO2 감축 및 고부가 제품 전환을 위한 탄소자원화기술 분류


  CO2 전환/활용(CCU) 분야는 크게 화학적 전환, 생물학적 전환 및 직접 활용으로 나눌 수 있고, 기술적 범주를 촉매, 전기화학, 바이오공정, 광활용, 광물(탄산)화, 폴리머 등으로 구분 지을 수 있다.

  화학적 전환은, 주로 촉매 방식 등을 통해 CO2를 자원화하는 기술로, 대표적으로 CO2와 환원제의 개질 반응을 이용해 다양한 화합물의 플랫폼 물질인 합성가스 (CO 및 H2)를 생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조건에 따라 특정 비율로 생산된 합성 가스를 다양한 고부가 화합물로 전환해 제품화와 동시에 CO2를 저감하는 기술이다.

  생물학적 전환의 경우, 효소 등을 이용하는 식물의 (인공)광합성을 이용해 CO2를 화학물질로 전환해 바이오 자원화 하는 기술이다. 인공광합성의 경우, CO2를 활성 물질로 전환하기 위한 에너지 소비 과정이 태양광으로 대체되기 때문에 자원화 과정에서 요구되는 에너지 문제에서 자유롭다. 광화학적/생물학적 전환을 융합한 인공광합성 기술은 많은 기술적 진보가 있어왔고, 현재 실증화를 위한 연구가 심도 있게 진행되고 있다.

  광물화의 경우, CO2와의 반응성이 높은 광물성분 중 Ca(칼슘), Mg(마그네슘) 등의 함량이 높은 자연산 광물원료 또는 폐기물을 이용해 CO2를 무기탄산화하는 기술로서 현재 기술 단계가 높은 편이며 CO2의 대량 처리가 가능한 기술로 평가된다.


CO2 및 폐기물의 광물화 재활용 기술

  특히 광물화(Mineralization) 기술의 경우는 산업시설 현장에서 발생되는 폐기물을 이용한 탄소자원화가 가능한 기술이다. 산업폐기물 중 제철 슬랙, 폐콘크리트, 폐시멘트, 석탄발전 회(灰) 등에는 Ca2+, Mg2+ 성분이 상당량 함유돼 있으며 이들 무기 양이온을 추출해 이용하는 광물화 방안이 있다.

  이들 폐기물로부터 무기 양이온의 추출 및 원활한 공급이 가능해진다면 폐기물처리와 동시에 CCU가 가능한 광물화 반응원료의 확보가 가능해진다. 이 경우 원료 구입을 위해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이 없으며 폐기물처리와 재활용을 통한 경제성 확보가 동시에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이 가능한 필수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광물화 반응으로 CaCO3(탄산칼슘)가 생성되는데 이는 시멘트, 제약, 제지, 의약품, 항공우주 산업 등의 분야에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고부가 원료로서 분리 정제를 통해 고가에 판매가 가능하며, 분리하지 않을 경우에는 순환골재 등의 건설자재로 활용이 가능하다.

  광물화 재활용기술의 상용화 사례는 아직 많지 않으나 개발사례의 증가로 조만간 많은 상용화 플랜트가 보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시멘트 생산기업인 Calera사는 광물화 기술을 이용한 콘크리트 및 시멘트 등의 건축자재를 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했는데, 2015년부터 중국의 PVC 공장의 폐기물인 CaC2(탄화칼슘)를 활용한 CO2 광물화 플랜트 건설을 추진 중에 있다.


  호주의 대표적인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Alcoa사에서는 알루미늄 제조 공정 중 알루미늄 생산원료인 보크사이트의 부산물이 연간 7천만 톤 발생된다. 부산물에 존재하는 가성소다를 활용해 연간 7만 톤의 CO2를 처리하고 있는데, 현재 연간 30만 톤의 CO2 처리 플랜트를 구상 중에 있다. 이와 같이 광물화 기술은 기존의 산업을 영위하면서 발생되는 CO2 및 폐기물을 제품화해 부수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로 기대되고 있다.

 

그림2. 미국 Calera사 MAPTM 공정 개략도 (출처: 미국 Caler사 홈페이지)
그림2. 미국 Calera사 MAPTM 공정 개략도 (출처: 미국 Caler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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