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우 전북녹색연합 사무처장

 [생태인터뷰] ① 한승우 전북녹색연합 사무처장

 문재인정부는 국민이 안전한 나라를 기조로, 한국의 생태와 안전에 대한 정책들을 이따금 내놓고 있다. 또한 영화 <옥자(2017)>의 개봉과 함께 비인간적 가축가공과 GMO에 대한 논의가 오고갔다. 이와 관련해 국내 현장 전문가들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GMO 밥상을 엎어라!

 

 
 

 

■GMO가 무엇인가. 또 GMO 개발반대와 관련한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는가
GMO는 유전자조작생명체(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를 일컫는 영어의 약자다. 현재 반GMO전북도민행동(이하 전북도민행동)의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전북도민행동은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의 GMO개발을 반대하고 특히 GM작물의 상용화 반대, 농진청 GM작물개발사업단 해체 등을 내걸고 농진청과 정부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 더불어 GMO반대전국행동과 함께 원료기반 GMO완전표시제, GMO없는 안전한 학교급식을 주장하며 활동하고 있다.


■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진행 중인가
지난 4월 22일부터 농진청 GM작물개발반대 천막농성을 진행 중이다. 천막농성 프로그램 중 하나로 천막교실을 운영했다. 6월부터 7월까지 매주 화요일 6회에 걸쳐 천막교실을 진행했으며, 일반시민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에게 GMO에 대한 이해와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천막교실에는 GMO에 반대한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을 비롯해 GMO를 연구개발하다 반대운동으로 돌아선 대학교수, 제초제저항성GMO와 살충성GMO의 위해성을 주장하는 GMO전문가 등이 강의에 참여했다.


■ 20년 넘게 안전성 검증 의혹이 끊이지 않지만, 한국은 식용 GMO 수입 세계 1위라고 하는데
현재, 한국에는 연간 1천 만 톤 이상의 GM농산물이 직접 수입되고 있다. 가공 GM식품까지 포함하면 더 많다. GMO수입유통업체와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수입되는 GM농산물의 대부분은 사료와 식용유를 만드는데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사료용이 약 80% 정도이고, 식용유 등 식품용이 20% 정도이다. 수입되는 GM옥수수 약 800만 톤은 대부분 사료용으로 사용되고, 일부 전분과 액상과당 등은 식품용으로 사용된다. 200만 톤의 GM콩의 경우 대부분 식용유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GM유채, GM면화 등이 일부 수입되고 있는데 이 또한 카놀라유와 면실유 등 식용유 형태로 가공유통 된다.


■ 정권교체로 인해 GMO 사용에 대한 규제가 보다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 <옥자>가 개봉하고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다고 하나, GMO 운동에 영향을 줄 것 인가는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고 농진청 등 정부의 태도가 바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안심할 수는 없다. 한국에서 GMO연구개발과 상용화 추진이 본격화 된 것은 2011년 2월, 농진청 GM작물개발사업단 발족 이후인데, GMO농·수산물의 수입과 관련하여 제대로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GMO완전표시제가 시행되지 못하는 원인은 GMO관련 수입유통업체들이 대기업이기 때문이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GMO개발과 생산을 앞장서는 기관도 몬산토사(Monsanto Company)와 같은 다국적농화학회사들이다.
즉,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느냐 아니면 대기업 등 기업의 이익을 우선시 하느냐에 따라 GMO관련 정책의 변화가 발생할 것이며, 전북도민행동을 비롯한 반GMO활동단체들의 활동의 성과도 정부의 태도와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 문재인정부가 정부주도의 GM작물개발을 포기하고 GMO표시제와 GMO없는 학교급식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데는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중요하다.


■ 터키에서 한국 라면을 수입하려다, GMO 사용 때문에 전량 폐기된 사건이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졌다
터키는 GMO표시제의 기준을 비의도혼입률 0%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즉, GMO가 조금이라도 식품에 포함되어 있으면 함유량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법적으로 GMO의 원료 함량이 3% 이하면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 라면에 3% 이내 GMO가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터키에서는 불법유통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표시제가 얼마나 실효성이 없는 것인지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즉 우리나라 국민들은 라면에서부터 식용유까지 GMO가 들어가 있더라도, 모른 채 먹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정부와 국회가 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연합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원료기반 GMO완전표시제를 진행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의 경우 비의도혼입율을 0.9%로 제한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GMO 비의도혼입율을 0%로 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GMO표시제에 대해 미온적이고 느슨한 것은 기업의 이익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 GMO완전표시제가 애초에 불가능한 것은 절대 아니다.


■ 미국, 일본 등 GMO 개발을 먼저 시작한 나라들도 많다. 한국 GM작물 개발만의 특별한 문제가 있다면
한국 GM작물 개발의 특징 중에 하나는 정부가 개발과 상용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GMO는 국제적으로 ‘카르타헤나의정서’라는 국제협약과, 국내법으로 ‘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 간 이동에 관한 법률’로 수입과 유통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그만큼 GMO가 자연생태계와 농업, 국민건강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GMO는 안전하다는 맹신을 강변하며 GMO의 개발에 적극 나서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처럼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개발계획을 세우고 상용화를 추진하는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GMO를 생산하는 나라는 주로 거대한 국토면적을 가진 농산물 수출국이다. 유럽연합 소속국가를 비롯한 선진국들의 경우 농산물을 자급하거나 수입하는 나라들이다. 굳이 GMO를 생산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식량자급률이 25%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국토면적도 좁다. GMO를 생산할 경우 종자오염은 불가피하며, 국내농산물에 대한 신뢰도 추락과 농촌경제의 몰락은 불을 보듯 명확하다.


■ 해외 GM작물 개발 사례와 비교한다면
우리는 정부를 중심으로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연구개발하고 있는 것이 GM벼이다. 즉 국민의 주식을 가장 먼저 GM작물로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GMO에 대한 안일함과 무책임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몬산토사가 이미 GM밀을 개발했지만, 미국민의 주식이기 때문에 미국민의 반대로 상용화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가장 먼저 GM벼를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한 것이다.


■ GMO 개발이 기후변화와 인구증가로 제기되는 식량문제와 식량안보의 해답이 될 수 있다는 의견들도 있는데

이는 GMO를 개발하는 몬산토사를 비롯한 다국적농화학회사들의 거짓말이자 국민을 현혹하기 위한 감언이설에 불과하다. 현재 생산되는 GM작물은 제초제저항성 GM작물과 살충성 GM작물이 99.99%를 차지한다. 기후변화 대비나 건강기능성과 관련해서는 생산이 거의 전무하다. 현재의 GM작물은 철저히 거대 자본농의 생산편의성과 생산성(이윤)에 맞춰져 있다. 국민의 건강과 식량문제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다.
지난 20여 년간 GMO가 생산됐지만, 아프리카 등 기아를 겪고 있는 나라의 식량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식량생산의 문제가 아니라 부의 분배와 착취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기후변화 대비의 경우 이미 가지고 있는 종자만으로도 대부분 해결 가능하다.


■ 독자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GMO는 결코 우리 농업의 대안이 아니다. GMO 개발을 통해 이익을 보는 집단은 몬산토사와 같은 거대 농화학회사, 농업을 오직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농업자본, GMO를 수입유통하는 다국적자본과 재벌기업들이다. 만약 GMO가 보편화되면 농민과 농업은 농화학자본에 예속되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은 보장받지 못할 것이다. 정부가 나서서 GMO 개발을 주도하고 상용화를 추진하는 것은 이러한 세력에게 면죄부를 주는 행위이자 우리 농업을 말살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정리 김혜미 편집위원 | hyemee7299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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