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혜 / 사회학과 석사과정

 

[학술탐방]

 

동북아시아의 교차로에서

- 2017 사회학과 국제 학자 초청 강의 -

 

정지혜 / 사회학과 석사과정

  지난달 15일 사회학과 주최 해외학자 초청강연에 미국 코네티컷 대학교(University of Conneticut)에서 역사학을 가르치고 있는 알렉시스 더든(Alexis Dudden) 교수가 초빙되었다. 더든 교수는 아시아 현대사를 전공하고, 연구를 위해 한·일 각국의 언어를 익혔으며 여성인권과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서도 깊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2015년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과거사 왜곡에 항의하는 성명서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더든 교수는 강연명 ‘North east Asia at the Crossroads’ 그대로 오늘날의 동북아시아가 중요한 기점에 놓여있음을 강조했다.

  더든 교수는 <카이사르의 죽음(1798)>이라는 미술작품을 소개하며 “영원한 권력은 없다”라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녀는 현재의 한국 상황을 언급하며, 3월 10일 대통령 탄핵선고가 촛불 시민들에 의해 가능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녀는 촛불 시민들이 보여준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은 국내를 넘어 더 넓은 바깥을 향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 정부가 역사왜곡을 시도하고 사드(THAAD) 배치로 중국과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대한민국의 대통령 공백 상황은 동북아 지역공동체의 신뢰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든 교수는 이를 국가 간의 문제로 환원하며 시민들이 해결하기 어렵다 단정 짓는 것은 역사를 근시안적으로 보는 태도에 불과하다며, 동북아 지역공동체가 평화적으로 유지되지 못한다면 파시즘이라는 권력의 괴물은 언제든 민중들 위에 군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역사학자의 눈으로 보는 동북아의 오늘은 다차원적인 유비(類比)들이 있다. 박근혜 탄핵을 이끌어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박정희라는 구시대의 망령은 존재하고 있다. 동시에 일본에서는 군국주의라는 망령이 움직이고 있다. 그 예로 아베 신조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가 명예 교장직을 수행한 모리토모 학원에선 일본 극우 교육관에 따라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군국주의 시절 군가를 부르게 하고, 아베 총리 찬양 암송 세뇌교육을 하고 있다.

  이렇듯 탄핵이라는 소기의 성취 뒤엔 해결해야 할 어둠이 자리하고 있다. 마르크스의 말처럼 역사가 희극으로 끝나기 위해서는 고통과 희생이 뒤따르며, 철저한 반성과 결단력이 요구된다. 3월 10일 탄핵인용에 이르기까지 20여 차례의 촛불집회가 열렸다. 한국과 일본 간의 관계 개선 역시 이와 같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더든 교수는 한국과 일본 간의 갈등이 ‘적’으로 생각되던 대문자 일본이 아닌 소문자 일본인들과의 연대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든 교수는 일본 내 대학생들로 이루어진 운동단체 SEALDs(Student Emergency Action for Liberal Democracy-s)를 소개했다. 강연 끝 무렵 한국의 촛불 운동과 일본의 시민운동이 교차되는 모습은 또 다른 유비이자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의 과제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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