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엠 아이>, 감독 바란 보 오다르,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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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이 되는 곳
<후 엠 아이>, 감독 바란 보 오다르, 2014.

 

 
 

거대한 웹사이트, 은행, 보험회사 등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일은 이제 놀랍지 않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해킹, 개인정보유출은 피할 수 없는 공격이 됐다.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공격을 하는 사람, 즉 해커로 지칭되는 사람들이 있다. 영화 <후 엠 아이>에는 4명의 10대 해커가 등장한다. 작은 해킹에서 시작해 금융기관, 국가기관까지 점차 그 범위를 넓혀가는 이들은 가장 유명한 해커 ‘RMX’에게 인정받기 위해 더 큰 해킹을 계획한다. “나는 투명인간이다”라는, 영화의 시작과 끝에 나오는 주인공 벤자민의 대사는 해커가 갖춰야 할 조건이자 지향해야 할 모습처럼 보인다. 자신의 존재를 숨겨야 하는 사이버 공간을 영화는 여러 가면을 쓰고 있는 공간으로 그려낸다. 그리고 인터넷 공간에서 투명인간이 되어야 하는 그들은 현실에서도 투명인간이 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의 제목인 ‘Who am I’는 해커 ‘RMX’에 대한 물음이자, 해킹에 무뎌지는 과정에서 인간성을 상실해 가는 존재에 던지는 물음으로 보인다. 실체 없는 존재로 남아야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그들을 어떻게 봐야 할까. 오늘날,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해킹과 이를 이용해 상업 혹은 범죄에 이용하는 또 다른 이들의 몰인간성에 물어본다. Who are you.

 

김현진 편집위원 |kim199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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